와인·하키채·시멘트 등 대상, 30일 뒤 발효
캐나다를 상대로 연일 무역 압박 수위를 높여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번에는 캐나다산 제품 대부분에 5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캐나다산 일부 품목에 50% 추가 관세를 부과하는 내용의 포고령 3건에 서명했다고 백악관이 밝혔다. 불과 사흘 전 캐나다 산불을 이유로 이른바 '산불 관세'를 거론한 데 이어 실제 고율 관세 카드를 꺼내 든 것이다.
백악관은 이번 조치가 캐나다의 미국산 제품 차별 정책에 대한 대응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 부과의 법적 근거로 1930년 제정된 관세법 338조를 제시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 조항은 미국과의 교역에서 차별적 조치를 취한 국가를 상대로 대통령이 최대 50%의 관세를 부과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실제 적용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추가 관세는 30일의 유예기간을 거쳐 시행된다. 대상 품목에는 와인과 하키채, 시멘트 등이 포함됐다.
또 미국·멕시코·캐나다 무역협정(USMCA)에 따라 무관세 혜택을 받아온 제품에도 이번 조치가 적용된다. 다만 미국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라 이미 별도 관세가 적용되고 있는 에너지와 수산물, 핵심 광물 등은 제외된다.
AP통신은 사실상 캐나다산 제품 대부분이 50% 추가 관세 대상이 된다고 전했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총 200억 달러(약 29조5천억원) 규모의 캐나다산 제품이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정부는 캐나다가 미국산 제품에 불리한 조치를 취해온 점을 이번 결정의 배경으로 들었다.
행정부에 따르면 캐나다의 관세 정책과 미국산 제품 판매 중단 여파로 지난해 4월부터 1년 동안 미국산 자동차의 캐나다 수입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22% 줄었고, 지난해 3월부터 1년간 미국산 주류 수입은 81% 감소했다.
미 행정부 관계자는 브리핑에서 캐나다를 중국을 제외하면 미국의 관세 정책에 보복 조치를 취한 몇 안 되는 국가 가운데 하나라고 지목하며 이에 따른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치권과 시장에서는 이번 조치가 향후 USMCA 후속 협상에서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전략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앞서 트럼프 행정부는 이달 초 기존 USMCA를 갱신하지 않고 향후 최장 10년 동안 매년 재검토하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미국이 협상에서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압박 수단을 꺼냈다는 해석이 제기된다.
특히 관세 시행 시점을 30일 뒤로 미룬 것도 협상 여지를 남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과거에도 상대국에 고율 관세를 예고한 뒤 협상 과정에서 이를 철회하거나 조정한 사례가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7일 미국 동부 지역에 영향을 준 캐나다 산불을 언급하며 추가 관세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다만 미 행정부 고위 관계자는 이번 조치가 산불 문제와는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다.
이번 결정으로 미국과 캐나다 간 무역 갈등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오랜 기간 긴밀한 동맹 관계를 유지해온 양국은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통상 문제를 둘러싼 충돌이 이어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