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호남 반도체는 기업의 선택"이란 정부 발표는 거짓말이었나

입력 2026-07-21 0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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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겸 SK그룹 회장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반도체) 수요가 폭발(暴發)하고 있으니 (공장을) 빨리 지어야 할 필요성이 있고 용인 다음 단계를 준비해야 한다"면서 "정부는 호남이 가장 좋다고 판단한 것이며 나는 그렇게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관치(官治) 투자 논란에 대해서는, "조건을 완벽하게 충족하는 곳을 우리도 찾지 못하고 있다. 인프라는 정부나 지자체가 만들어줘야 하는 것이고, 우리가 강제로 만들 수는 없지 않으냐. 권한을 가진 곳에서 잘 해주면 우리는 거기에 짓겠다는 심플한 얘기"라고 했다. 그동안 호남 반도체와 관련, "기업이 선택했다"던 이재명 정부의 설명은 사실과 달랐다.

이미 추진 중인 용인 클러스터의 완공 시점을 12년 앞당기기로 한 것에 대해서도, 최 회장은 "아직 후반부의 용수(用水)와 전기가 완벽하게 갖춰진 게 아니어서 그 문제도 풀어야 한다"며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중대재해처벌법, 주52시간제 등 각종 규제와 '영업이익 10% 성과급' 제도의 주주 및 협력사 등에 대한 부정적 영향에 대해서도 해소(解消) 필요성을 강조했다.

전기·용수·인력·관련 산업 인프라 등 어느 것 하나 갖추지 못한 호남 반도체를 이재명 정부 임기 내 완성하겠다는 약속(約束)은 사실상 실현되기 어렵다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 대목이다. 특히 최 회장은 "(메모리 반도체의) 공급을 늘려 가격을 떨어뜨려야 한다"면서, 안 그러면 시장 위축과 신규 경쟁자 진입, 지정학적 견제라는 '3중 역풍'이 한국 반도체 산업을 덮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종합하면 호남 반도체는 조건(條件)이 충족될 경우 추진하되, 당장 반도체 공급을 대폭 늘려야 하는 만큼 진행 중이거나 착공이 가능한 공장을 빨리 짓는 것이 한국 반도체의 글로벌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는 길이란 결론이 나온다. 호남 반도체를 향한 이재명 정부의 의지가 한국 반도체 산업 전반의 발목을 잡아서는 안 된다. 구미 등 시장(市場)에 따른 반도체 산업의 육성은 순조롭게 진행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