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지 않은 아파트] 줄줄 새는 아파트 관리비…최근 5년간 반환 소송 10여건

입력 2026-07-20 15:11:31 수정 2026-07-20 21: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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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 '공동주택관리 준칙' 개정…소송 잇따르자 규약 손질
경비원·청소노동자 퇴직금·수당, 관리업체가 지급하지 않고 챙겨
차기 계약 위한 로비자금 활용도
퇴직금·연차수당·4대 보험료 정산 의무 강화…타 지자체도 제도 개선 필요

대구 지역 아파트 전경
대구 지역 아파트 전경

대구지역 일부 아파트 관리비가 관리업체의 각종 꼼수로 줄줄 새어나가면서 입주민들이 소송을 통해 수천만원을 돌려받는 사례가 잇따랐다.

관리업체가 선지급된 관리비를 제대로 정산하지 않거나 각종 비용을 부풀리는 방식으로 관리비를 빼돌리는 사례가 이어지자, 대구시는 관리비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공동주택관리규약 준칙을 개정했다.

20일 매일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최근 수년간 대구지역에서는 아파트 관리업체를 상대로 미정산 관리비 반환 소송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 2024년 11월 수성구 범어에일린의뜰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는 관리업체에 선지급한 퇴직금과 연차수당, 4대 보험료 등 약 5천900만원이 계약 종료 후에도 정산되지 않았다며 소송을 제기했고, 법원은 관리업체가 약 6천만원을 반환하라고 판결했다.

이 같은 소송은 확인된 것만 최근 5년간 10건을 훌쩍 넘는다. 업계에서는 1천세대 규모 아파트를 기준으로 선지급됐다가 사용되지 않은 퇴직금과 연차수당, 보험료 등이 연간 1억원 안팎에 이를 수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관리비가 새는 방식도 다양하다.

매월 입주민들이 납부하는 관리비 가운데 경비원과 청소노동자의 퇴직충당금, 연차수당, 4대 보험료 등은 관리업체에 미리 지급되지만, 실제 지급되지 않은 금액이 업체에 남거나 보험료를 과다 산정해 차액을 가져가는 사례가 적지 않다. 일부 단지에서는 공사와 용역 계약 과정에서 공사비를 과다 계상하거나 정산을 누락하는 수법으로 관리비를 횡령한 사례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관리업체가 이렇게 확보한 미정산 관리비와 각종 잉여금을 차기 관리계약을 따내기 위한 영업비나 재계약 로비 자금으로 활용한다는 이야기가 공공연하게 거론되고 있다.

현행 공동주택관리규약은 관리비 정산을 권고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어 강제력이 부족한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입주자대표회의가 직접 자료를 확보해 소송에 나서지 않는 이상 미사용 관리비를 돌려받기 어려운 구조다.

이 같은 비리를 막기 위해 대구시는 지난해 말 공동주택관리규약 준칙을 개정했다. 퇴직급여와 연차수당, 4대 보험료 정산 여부를 입찰공고에 명시하고, 관리업체 재계약 시 정산 내역을 단지 게시판과 홈페이지에 공개하도록 했다. 또 입주자대표회의와 선거관리위원회의 예산 집행 절차도 한층 투명하게 개선했다.

대구시 관계자는 "개정된 공동주택관리규약 준칙은 관리비 집행의 투명성 확보를 비롯해 공동주택 화재 초기 대응 강화와 피해 예방, 개인정보 보호 등에 중점을 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