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부터 코스피 상장유지 시가총액 기준이 300억원으로 상향되는 등 상장유지 제도가 대폭 강화되면서 무더기 상장폐지 위기에 처한 저가주들이 속출한 가운데, 뜻밖의 구원투수를 만나며 기사회생한 기업들이 있다. 바로 오랜 세월 우리 곁을 지켜 온 토종 기업인 한성기업과 모나미다.
이들 기업은 지난달 말 기준 시가총액이 각각 261억원, 227억원에 불과해 상장폐지 우려에 직면했지만 좋은 기업은 '돈쭐'(돈을 써서 혼쭐내준다는 반어법)을 내줘야 한다는 소비자들의 집단적 연대로 극적인 반전(反轉)을 맞이했다.
'크래미'로 잘 알려진 한성기업은 25년 넘게 유엔 참전 용사를 위한 평화음악회를 묵묵히 후원해 왔다는 미담이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를 통해 재조명되면서 "기업이 상폐되게 둬서는 안 된다"는 소비자들의 응원이 이어졌다. 주식 및 제품 구매 인증 글이 쏟아지며 한성기업의 주가는 이틀 연속 상한가를 기록하는 등 급등 가도를 달렸고, 단숨에 시가총액 500억원을 넘어섰다.
불길은 모나미로도 옮겨붙었다. 모나미는 2019년 일본의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로 촉발된 '노 재팬(NO JAPAN)' 운동 당시, 주가가 한 달 만에 250% 이상 치솟으며 대표적인 애국 테마주로 각인된 바 있다. 이번 상장폐지 위기 속 SNS에는 "애국 기업 모나미 살리자" "메이드 인 코리아 절대 지켜"와 같은 슬로건과 함께 자발적인 10주 사기 운동 등이 확산됐고, 시가총액 300억원 돌파라는 결과로 이어졌다.
시장에서는 이 현상을 두고 단순한 애국 소비의 프레임을 넘어선 '새로운 형태의 주주 행동주의'라는 흥미로운 해석을 내놓고 있지만, 이 훈훈한 감동 서사 이면에는 자본시장의 냉혹한 현실이 엄연히 도사리고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일시적인 유동성과 정서적 연대에 의존한 테마성 상승은 결국 한계를 맞이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결국 대중이 보여준 '애국 매수'는 위기에 처한 토종 기업에 단순한 자금 수혈(輸血)이 아닌 체질을 바꿀 수 있는 마지막 골든타임을 벌어준 것이다. 이제 경영진은 뼈를 깎는 경영 혁신과 신성장 동력 확보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자생할 수 있는 기초 체력을 강화하는 것만이 힘이 되어 준 소비자들에게 보답하는 길일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