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이상원] 교육감에 바란다

입력 2026-07-15 17:31:14 수정 2026-07-15 18:5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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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원 민족사관고등학교장

이상원 민족사관고등학교장
이상원 민족사관고등학교장

교육감 당선을 진심으로 축하드린다. 이제 선거는 끝났지만 교육은 지금부터 시작이다. 선거 과정에서는 다양한 교육 철학과 그를 반영한 정책이 경쟁했지만, 당선 이후의 교육은 특정한 이데올로기가 아닌 순수한 미래의 학생들을 향해야 한다. 오늘날 우리 사회는 정치적인 이해관계가 교육의 영역에까지 깊숙이 스며들어 교육 본연의 가치와 목적이 오히려 등한시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현실을 안타깝게 바라보며, 새로이 각 시·도 교육의 막중한 책임을 맡으신 교육감께서 무엇보다도 교육의 본질에 충실한 행정을 펼쳐주시기를 기대한다.

강원도 횡성에서 대한민국의 우수한 미래 인재를 길러냄에 노력하여 온 민족사관고등학교의 교장으로서, 그리고 마찬가지로 교육 공동체의 한 구성원으로서 세 가지의 구체적인 방향을 부탁드리고자 한다.

첫째, 올바른 민주시민 교육의 확립을 지향해 달라.

올바른 민주시민 교육은 특정한 정치적 입장을 가르치는 일이 아니라, 서로 다른 생각을 존중하고 공동체의 발전을 위해 협력하고 각자의 책임을 다하는 사람을 길러내는 과정이다. 기초 질서관과 예절, 공동체 의식과 애국심, 책임감과 배려, 봉사 정신 등의 보편적 가치들은 시대가 변하고 정치적 입장이 달라도 교육이 놓쳐서는 안 될 보편적인 덕목들이다.

민족사관고등학교는 개교 이래 '민족주체성 교육'을 바탕으로 우리 역사와 문화에 대한 자긍심, 충(忠), 효(孝)로 대표되는 책임 의식을 학생들에게 길러주기 위해 노력해 왔다. 온고지신의 자세 속에서 전통적으로 계승해 온 인성과 현대 시민으로서의 올바른 관점을 함께 갖춘 인재를 길러내는 교육이 계속하여 강조되기를 기대한다. 또한 단순히 공부를 잘하는 학생을 넘어 인간 존중에 바탕한 휴머니즘, 인류애를 실천할 수 있는 사람을 길러내는 교육이 지향되기를 기대한다. 이것이야말로 민주국가가 갖추어야 할 가장 보편적인 민주시민 교육의 출발점일 것이다.

둘째, 기초학력 보장의 실질적인 강화를 꾀하여 달라.

최근 학교 현장은 학생 간 학력 격차가 갈수록 확대되고 있음을 체감한다. 개인의 노력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가정환경, 경제적 여건, 지역 간 교육 인프라의 차이 등이 학업 성취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학생들이 자신이 어찌할 수 없는 외부 환경·조건으로 인해 좌절하지 않도록 사회적으로 책임 있게 지원하는 것이야말로 공교육의 중요한 역할이다.

기초학력은 최소한의 성취 수준이 아닌, 모든 배움의 출발선이다. 기초학력이 충분하게 갖춰지지 않은 상황에서는 심화교육이나 창의교육 역시 제대로 이루어질 수 없다. 모든 학생들이 기본 역량을 갖춘 상태에서 다 함께 더 높은 수준으로 성장해갈 수 있도록 기초학력 보장 정책과 공평한 지원 체계를 더욱 촘촘하게 마련해 주시기를 부탁드린다. 모두의 교육적 출발선이 단단해질 때 나아가 국가 경쟁력과 수준 역시 함께 높아질 것이다.

셋째, 교사의 교육활동과 인권에 대한 보호를 고심해 달라.

학생 인권은 당연히 존중받아야 한다. 그러나 건강한 학교는 학생의 권리와 교사의 권위가 서로 대립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존중받고 균형 있게 상호작용하는 분위기 위에서 만들어진다.

오늘날 많은 교사들은 과도한 민원의 부담 속에서 정작 중요한 교육 활동을 준비하고 수행할 시간, 여력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하는 현실에 놓여 있다. 교육의 질은 교사가 교육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에서 비롯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