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軍공항 이전 파장] 전력 분산배치? 작전성 검토 흔적 안 보여

입력 2026-07-15 18:10:23 수정 2026-07-15 19:2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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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부대 공여지 문제 협상도 난관 예상
반도체 팹 건설 속도전에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 무리수 던졌나
유용원 의원 "KF-21 전력화 수용시설 공사로 모든 기지 포화 상태"
1전비 약 10%는 미군부대 공여, 복잡다단한 협의절차 필요해
"매뉴얼로 돌아가는 미군, 작전성 주의 깊게 살필 것" 협상 난이도↑
별개로 추진 중이던 탄약고 이전사업 지연 등 지역 주민 여론도 부담
"사업주체 및 재원 충분, 정부 강력한 의지로 큰 지장 없을 것" 분석도

13일 오후 반도체 클러스터 부지로 선정된 전남광주 광산구 광주 군 공항에서 전투기가 날아오르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14일부터 호남 반도체 첨단국가산단 사업 예정지 일원 총 364.19㎢를 2년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한다. 연합뉴스
13일 오후 반도체 클러스터 부지로 선정된 전남광주 광산구 광주 군 공항에서 전투기가 날아오르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14일부터 호남 반도체 첨단국가산단 사업 예정지 일원 총 364.19㎢를 2년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한다. 연합뉴스

광주 군 공항(공군 제1전투비행단)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새로운 반도체 제조 거점으로 우선 낙점을 받고 '속도전' 주문이 쏟아지면서 1전비의 소산(疏散) 방안까지 제시되고 있다. 이로 인한 군의 작전준비태세 유지는 물론, 미군시설 이전 문제, 탄약창 이전 및 기부대양여 사업성 악화 가능성 등 다양한 잠재적 난관들이 새로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작전성 검토 없었나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최근 한 언론 인터뷰에서 1전비에서 이뤄지는 공군 조종사 훈련 소요를 다른 기지로 소산함으로써 새 군 공항이 건설되기 전에 현 1전비 부지를 쓸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내놨다.

정작 국방부와 공군 안에서는 구체적 작전성 검토가 이뤄졌는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강대식 국민의힘 의원(대구 동구군위을) 측의 관련 질의에 국방부와 공군 모두 지난 6일 김용범 실장을 통해 처음 들은 것으로 보이는 반응을 보였다는 것이다.

공군은 김 실장이 언급한 '소산계획'을 향후 만들 예정이고, 그 명칭 또한 달리 쓰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사전에 군 차원의 작전성 검토 없이 발표가 먼저 이뤄졌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는 대목이다.

김 실장이 언급한 '소산계획' 자체가 현실성이 극도로 떨어진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군사전문기자 출신인 유용원 국민의힘은 지난 13일 "광주 군 공항 훈련소요를 분산하면 된다는 발언은 공군의 현실을 외면한 무책임한 발상"이라며 김 실장을 강하게 성토했다.

유 의원이 이날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현재 KF-21 전력화 수용시설 공사로 인해 모든 기지가 포화 상태에 있다. 공사가 이뤄지는 기지의 비행대대는 이미 다른 기지로 옮겨가 있어, 광주기지 전력 분산 시 이를 받아줄 여유가 있는 비행단이 사실상 없다는 것이다. 조종사 양성기지라는 제1전투비행단의 특성상 시뮬레이터 및 항온항습장치 등 시설 이전에도 최소 1년 6개월이 걸린다.

◆한미협상 조기타결 가능한가

광주 군 공항의 약 10%에 달하는 미군 공여부지를 둘러싼 한미간 협의 역시 이번 계획에서 중대 난관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광주 군 공항은 대구처럼 한미 공군 공동운영기지(COB)다. 평시에 미 항공기와 조종사가 주둔하지는 않되, 각종 시설과 장비 물자 등을 유지관리하며 유사시 해외에 있던 미 항공전력이 전개될 채비를 갖추고 있다.

이 때문에 절차적 복잡성 문제가 상당하다. 주한미군 시설 이전에 따른 대미 협의 절차는 협의체 구성 → 포괄협정(UA)체결 → 이행약정·기술양해각서 체결 → 미군시설기본계획수립 → 미군시설 설계·시공 → 신기지공여 및 구기지 반환 등 크게 6단계다. 이중 포괄협정 절차만 문안 합의부터 법제처 심사, 국무회의 심의, 국회동의 절차 등 세부적으로는 10단계에 이른다.

육군 장성 출신인 윤영대 전 대구시 군사시설이전본부장은 "미군은 모든 것이 매뉴얼 중심으로 움직인다"면서 "한반도 안보에 흐트러짐이 생기지 않는지에 대해서 주의 깊게 볼 것이다. 대비태세 유지라는 측면에서 요구가 분명할 수 있다"며 협상 난이도가 높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정부 입장에서는 광주 군 공항 이전 문제를 '속전속결'로 처리하고자 하는 우리 정부와는 다른 입장에 서 있다는 점도 변수로 제기된다. 미 정부 역시 미국 내 반도체 생산 증대와 관련 투자유치에 골몰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 내 대규모 반도체 투자에 협조적이지 않을 수 있다는 취지다.

◆사업성 악화 및 탄약창 이전 지연

후적지 개발 방향이 바뀌면서 기부대양여사업의 사업성 악화 가능성과 함께 먼저 진행 중이던 탄약창 이전사업 지연 역시 불가피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앞서 이곳 부지 개발 방안을 그리던 전남광주특별시는 이번 발표 이후 두 거대기업의 세부 투자계획이 구체화하는 시기에 산업 및 주거용지, 녹지 등 각종 용지 비율을 다시 산정하는 등 새로운 밑그림을 그리기로 했다.

문제는 가장 수익성이 높을 것으로 여겨지는 공동주택 용지가 빠지고 산업단지를 조성할 경우 기부대양여 방식의 사업 원칙상 양여(종전부지) 재산 가치가 크게 낮아질 수 있다는 점이다. 강 의원실 관계자는 "당국에서는 종전부지 전체가 반도체 산업단지로 변경될 경우 20% 이상의 양여가치 하락은 불가피하다고 보는 듯하다"고 귀띔했다.

우선 착공하려던 유휴부지, 탄약창 이전 예정 부지 등을 활용할 경우 그간 탄약창 조기이전을 학수고대하던 주변 지역 주민들의 여론도 부담이다.

군 공항과 상당한 거리를 두고 떨어져 있는 마륵동 탄약고는 50여 년간 군사시설 보호구역으로 묶여 있는 상태로 주민 재산권 제한, 생활 불편을 초래하고 있다. 올해 예산에 이전사업비 50억원을 확보해 설계 검토 용역에 착수하는 등 재개 절차에 들어갔으나 이곳에 팹이 들어설 경우 탄약고 이전 역시 군공항 전체 이전과 함께 묶여 지체될 수밖에 없다.

다만 각종 비용문제, 한미협의 문제 모두 큰 걸림돌이 되지 않을 수 있다는 목소리도 상존한다. 지역 관가 한 관계자는 "우선 기부대양여 사업성 문제는, 광주는 투자 주체가 자금 여력이 충분한 데다 행정통합에 따른 인센티브 20조원, 후적지 조기 양여에 따라 생기는 비용 축소 효과가 있어 사업 추진 자체에는 지장을 주지 않을 것"이라며 "미군부대 이전의 경우에도 대구시가 앞장섰던 사례와 달리 정권 차원에서 미군과 협의에 나선다면 절차가 훨씬 더 빨라질 수 있다"고 관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