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속 '파마산 치즈' 생산 타격…고질라 엘니뇨도 덮친다

입력 2026-07-14 16: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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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폭염에 치츠 원료 우유 생산 감소
물 부족 심화·전기 소비↑…지속불능 우려
통상보다 2도 높은 '고질라 엘니뇨' 발생
쌀·커피·코코아, 전세계 식량 생산 타격

지난 6일(현지시간) 이탈리아 크레디토 에밀리아노 은행의 치즈 창고에서 검사관이 담보 자산인 치즈의 균열 여부를 점검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지난 6일(현지시간) 이탈리아 크레디토 에밀리아노 은행의 치즈 창고에서 검사관이 담보 자산인 치즈의 균열 여부를 점검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유럽을 덮친 폭염으로 파스타와 피자 등의 핵심 재료로 파마산 치즈라 불리는 파르미자노 레자노 치즈 생산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기후변화와 엘니뇨에 따른 가뭄·병해충 확산으로 세계 농축산업이 타격을 받는 모양새다.

1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이탈리아 에밀리아로마냐주 등에서 생산되는 파르미자노 레자노 치즈가 극심한 더위로 생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이 치즈의 핵심 원료는 우유다. 파르미자노 레자노는 에밀리아로마냐주를 포함해 5개 지방에서만 생산되며, 젖소에게도 이 지역에서 생산된 풀과 건초를 먹여야 한다.

지역 환경청에 따르면 지난달은 2003년 이후 두 번째로 더운 6월로 기록됐다. 지난달 말에는 이 지역을 흐르는 포강의 유량이 2주 만에 초당 약 1천㎥에서 300㎥ 아래로 떨어지는 등 물 부족도 심화했다. 폭염에 비까지 부족해지면서 소에게 먹일 건초 생산에도 부담이 커졌다.

12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북부 만토바 지역의 포(Po)강이 메말라 있다. 포강수역청은 비가 내리지 않고 더위가 계속되면서 포강 유역의 가뭄 상태가 심각한 수준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신화 연합뉴스
12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북부 만토바 지역의 포(Po)강이 메말라 있다. 포강수역청은 비가 내리지 않고 더위가 계속되면서 포강 유역의 가뭄 상태가 심각한 수준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신화 연합뉴스

파르미자노 레자노 컨소시엄의 니콜라 베르티넬리 회장은 "비가 오지 않으면 풀이 자라지 않고 건초도 생산할 수 없다. 치즈를 만드는 데 필요한 우유를 얻는 것도 불가능해진다"고 말했다. 기온이 40도를 넘으면 젖소가 먹이를 덜 먹어 우유 생산량이 최대 10%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치즈 저장창고를 운영하는 마가치니 제네랄리 델레 탈리아테(MGT) 관계자는 "올해 폭염이 절정에 달했을 때 하루 에너지 소비량이 약 30% 증가했다"고 했다. 냉방비와 우유 생산비가 함께 오르자 업계에서는 "우리가 치즈를 먹는 마지막 세대가 돼서는 안 된다"는 우려까지 나왔다.

기후변화 속에 강해진 엘니뇨의 영향은 유럽을 넘어 세계 식량 생산을 위협한다. 가디언은 미국 국립해양대기청(NOAA)을 인용해 올해 말 적도 태평양의 감시 해역 수온이 평년보다 2도 이상 높아질 확률이 63%라고 전했다.

엘니뇨는 적도 태평양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0.5도 이상 높은 상태가 수개월간 이어지는 현상이다. 수온 편차가 2도를 넘는 매우 강한 엘니뇨는 '슈퍼 엘니뇨' 또는 '고질라 엘니뇨'로 불린다.

이런 현상의 영향으로 세계 최대 쌀 수출국인 인도에서는 지난달 몬순 강수량이 평년보다 약 40% 적었다. 동남아시아에서는 가뭄으로 팜유 생산에 차질이 빚어지고 커피와 코코아 수확도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탈리아 은행 유니크레딧은 극단적인 엘니뇨가 현실화할 경우 전 세계 농업 생산이 최대 14.3% 감소하고 생산 손실은 3천420억 달러(약 508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