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착 발효미생물 산업화 속도…농진청, K-발효식품 세계 경쟁력 키운다

입력 2026-07-14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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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 발효식품 유래 미생물 215개 균주 확보
기술이전 435건·사업화 250건 성과

농촌진흥청 청사 전경. 매일신문 DB
농촌진흥청 청사 전경. 매일신문 DB

토착 발효미생물을 활용한 맞춤형 발효 종균 개발이 본격화한다. 정부가 전통 발효식품의 품질을 높이고 'K-푸드'의 세계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산업화 확대에 나선 것.

농촌진흥청은 14일 "국내 토착 발효미생물의 자원화와 산업 현장 활용을 위한 맞춤형 발효 종균 개발을 확대한다"고 밝혔다.

농진청에 따르면 최근 장류와 주류, 식초류 등 전통 발효식품 산업에서는 고유의 맛과 향을 유지하면서도 품질 편차를 줄일 수 있는 국산 종균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이에 농진청은 장류 등 전통 발효식품에서 유래한 효모와 곰팡이, 세균 등 유용 미생물 215개 균주를 확보했으며, 앞으로도 매년 20개 균주를 추가 확보할 계획이다. 확보한 균주는 국립농업과학원 씨앗은행(KACC)을 통해 산업계와 연구기관에 분양하고 있다.

산업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맞춤형 발효 종균 개발도 성과를 내고 있다. 농진청은 활용 가능성이 높은 36종의 발효 종균을 분말과 액상 제품으로 개발했다. 최근 10년간 종균 업체와 발효식품 제조업체에 435건의 기술을 이전했고, 이 가운데 250건은 사업화에 성공했다.

국산 발효 종균은 생산성 향상 효과도 입증됐다. 바실러스 종균을 적용하면 기존 한 달가량 걸리던 메주 발효 기간을 2주로 단축할 수 있어 작업 효율이 50% 이상 향상된다. 토착 효모는 수입 효모보다 발효율이 36% 이상 높고 향기 성분 생성 능력도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 현장의 성과도 이어지고 있다. 장류용 종균 기술을 이전받은 업체의 제품은 올해 3월 미국에 처음 수출됐으며, 전통주 제조업체는 미국을 비롯해 호주·홍콩·베트남 등에 수출하고 있다. 농진청은 앞으로 다양한 균주를 조합해 자연 발효에 가까운 풍미를 구현하는 종균 패키지 기술과 종균 활성 유지 기술 개발도 추진할 계획이다.

미생물 데이터의 디지털화도 강화한다. 농촌진흥청은 발효 특성과 기능성, 안전성 등 1만8천여 건의 분석 정보를 데이터베이스(DB)로 구축했으며, 현재 215개 균주의 특성 정보를 '농식품올바로'를 통해 공개하고 있다. 앞으로는 통합 데이터를 기반으로 인공지능(AI) 기반 균주 추천 등 맞춤형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다.

아울러 식품의약품안전처 등 관계기관과 협력해 식품 원료로 활용 가능한 미생물 확대에도 나서고 있다. 지난해부터 민관 협의체를 운영하며 식용 근거와 안전성, 기능성 자료를 축적한 결과, 최근 김치 유래 유산균 2종이 식품 원료로 새롭게 등재됐다.

박성우 농진청 식품자원개발부장은 "토착 발효미생물의 산업화는 수입 균주를 대체하고 K-푸드의 세계 시장 경쟁력을 높이는 핵심 기반"이라며 "발효식품 업체들이 더욱 편리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국산 종균의 경제성과 현장 적용성을 지속적으로 높여 나가겠다"고 했다.

한편, 나고야의정서 시행 이후 생물자원 활용에 따른 이익 공유가 국제적 기준으로 자리 잡으면서 국가별 생물자원 확보 경쟁도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전통 발효식품 산업에서도 외국 균주 의존도를 줄이고 국내 토착 미생물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