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들의 수다] <주택살이>

입력 2026-07-14 15:09:25 수정 2026-07-14 15:50:00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로봇
mWiz 이 기사 포인트

주택살이-낙엽 청소 전후 사진
주택살이-낙엽 청소 전후 사진

<주택살이>

노란 은행잎과 알록달록한 나뭇잎을 책갈피에 꽂으며 가을을 좋아했었다.

그런데 8년 전 주택살이를 시작하면서부터 가을이면 담벼락 너머 초등학교 운동장에 있는 은행과 상수리나무 잎을 째려본다. 언제쯤이면 다 떨어질까.

주택살이 첫해 3월, 지난가을 초등학교의 두 그루 나무에서 날아온 낙엽으로 인해 동맥경화가 제대로 걸린 물받이 구멍들이 아우성을 치면서 고인 빗물을 집 안으로 뚝뚝 떨어트렸다.

그 일 후, 봄이 오기 전에 지붕에 올라가 낙엽을 치우고 물받이 구멍을 뚫는 일은 나의 고된 노동이 됐다.

주택살이 3년 차가 될 때쯤 신랑이 집 앞에 2평짜리 화단을 만들었다. 그 이후 낙엽 치우기 노동은 신랑에게로 넘어갔다.

지붕에 쌓인 낙엽을 발효시켜 거름으로 쓰겠다며 일이 아니라 보물을 캐듯 지붕에 올라가 갈무리를 한다.

다른 지역 폭우 소식이 전해지고 기후 변화로 국지성 소나기가 자주 온다. 이젠 한밤중에 빗소리가 들려도 걱정이 없다. 잘 뚫린 물받이 구멍들이 정상 작동할 것을 알기에….

※편집자주=엄마들의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엄마들의 이야기를 기다립니다. 살림과 육아, 살아가는 삶의 이야기를 보내주시면 지면을 통해 함께 지혜를 나누고 서로에게 위로가 되고자 합니다.

보내실 곳 kong@imaeil.com 200자 원고지 3~4매, 관련 사진 1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