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반써밋 하이브파크, 13일부터 선착순 동호수 지정에 폭염에도 대기줄
입주 반년도 채 안돼 보증금 수억 낮아져…기존 입주자 반발 불가피
낮 최고기온이 36.5℃까지 치솟으며 폭염경보가 발효된 13일. 대구 북구 칠성동2가에 위치한 '호반써밋 하이브파크' 분양홍보관 앞은 무더위 속에서도 인산인해를 이뤘다. 잔여 가구에 대한 선착순 동·호수 지정 계약에 참여하려는 신청자들이 대거 몰렸기 때문이다. 일부 고객들은 전날부터 원하는 가구를 선점하기 위해 캠핑의자까지 동원해 전날부터 대기를 서는 진풍경을 연출하기도 했다.
현장에서 만난 김모(39)씨는 "예전부터 눈여겨보던 단지였는데, 이번에 조건 변경으로 전세 입주가 가능하다는 소식을 듣고 찾아왔다"며 "원하는 호수를 꼭 계약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호반써밋 하이브파크'는 대구 최초로 사업 추진 초기 단계부터 일반 분양이 아닌 '장기일반 민간임대아파트'로 기획·설계돼 공급된 단지다.
지난 2021년 분양 당시에는 부동산 시장 활황기와 고분양가 관리지역 지정 호재가 맞물리며 약 10만 명의 청약자가 몰려 평균 240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특히 전용면적 84㎡A 타입(기타 지역)은 877대 1까지 치솟았다. '10년 임대 후 분양 전환'이라는 조건이 매력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화려했던 청약 성적과 달리 실제 계약 성적은 초라했다. 10년 후 매입 조건 임대가는 7억원대, 단순 거주 조건 임대가는 6억원대로 책정됐기 때문이다. 분양 업계 관계자는 "당시 서울 등 수도권에서 유행하던 초기 분양가 규제를 받지 않는'10년 장기일반 민간임대' 방식을 내세웠다"며 "그러나 임대료가 6~7억원이면 사실상 '임대의 탈을 쓴 고가분양'이었다"고 말했다.
여기에 2022년 하반기부터 대구 지역을 강타한 미분양 사태와 부동산 경기 침체까지 겹치며 미계약이 계속 이어졌다.
이에 최근 시행사 측은 대폭 낮아진 임대 가격을 앞세워 새로운 전략을 빼 들었다. 규제 완화(투기과열지구·조정대상지역 해제 등) 이후에도 거래 절벽이 이어지자, 이번 선착순 계약에서는 전세 가격을 3억~4억원대로 낮췄다.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파트실시간(아실)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 대구 북구 지역의 전용 84㎡ 평균 전세 가격은 3억원 안팎이다.
인근 공인중개사 사무소 소장은 "이미 어느 정도 임대 계약이 완료돼 있는 단지다 보니 원하는 동·호수 지정을 위해 어제 밤부터 줄을 서는 사람들이 있었다"라며 "인근 아파트 임대 가격보다는 조금 높은 수준이지만, 인근에 신축단지가 없다 보니 사람들이 몰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2년부터 10년까지 장기로 거주할 수 있는 부분도 이 단지의 장점"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HUG(주택도시보증공사) 보증이 가능해 전세사기 우려를 덜었다는 점도 장점을 꼽힌다. 우수한 생활 인프라도 강점이다. 단지 인근에 대형마트와 축구장, 빙상장, 대구오페라하우스 등 쇼핑 및 문화·체육시설이 밀집해 있어 정주 여건이 뛰어나다.
분양 대행사 관계자는 "고객들이 안전하고 편안하게 거주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기 위해 가격을 대폭 조정했다"며 "차질 없이 임대 계약을 진행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이번 파격 조건 분양으로 인해 기존 임차인들과의 형평성 논란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수억 원의 웃돈을 주고 계약했던 기존 입주민들 사이에서는 거센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한 기존 입주민은 "불과 입주 몇 달 만에 임대료가 수억원씩 차이가 나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며 "건설사 측에서 이에 대한 명확한 보상 조치나 답변을 내놓지 않는다면 기존 임차인들을 기만하는 처사"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시행사 관계자는 "기존에 10년 후 매입 조건으로 임대했거나, 단순 임대 조건으로 계약한 임차인들은 2년 후 계약 갱신 시 단순 임대 조건으로 낮은 가격에 재계약이 가능하다"라며 "이미 계약을 맺은 만큼 당장 소급 적용을 하긴 어려우며, 계약 조건이 맞지 않을 경우 계약 만료 후 퇴거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