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째 반복된 '청도 군수 잔혹사'…민선 군수 7명 중 3명 법정 구속·중도하차

입력 2026-07-13 16:5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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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순·이원동·정한태 전 군수 잇단 사법처리…재·보궐선거 반복
김하수 전 군수 사망으로 다시 주목…지역사회 "군수의 무덤" 자조

청도군 청사 전경.
청도군 청사 전경.

경북 청도군은 지방자치제가 시행된 1995년 이후 여러 명의 군수가 법정에 서거나, 중도하차하는 비극이 되풀이되고 있다. 지역 사회에선 '군수는 무조건 법정에 선다' '청도는 군수의 무덤'이라는 자조 섞인 한숨이 계속되고 있다.

민선 1~3기 초대 청도군수를 지낸 김상순 전 군수는 '청도 군수 잔혹사'의 서막을 연 인물이다. 김 전 군수는 3선 임기 중이던 2004년 2월 청도 소싸움 경기장 건설과 관련해 건설업자로부터 뇌물 1천700만원을 받은 혐의와 제3회 지방선거(2002년)를 앞두고 당시 한나라당 박재욱 국회의원에게 공천 헌금 5억원을 건넨 혐의 등으로 구속됐다. 대법원은 그해 10월 김 전 군수에 대해 뇌물수수 등 혐의로 군수직 상실에 해당하는 징역 2년 6개월, 집행유예 4년, 추징금 1천700만원을 선고했다.

김 전 군수는 2014년 제6회 지방선거에서 청도군수 예비후보로 등록하는 등 명예회복을 노렸지만 청도 출신 언론인 A씨에게 현금 5천만원을 전달하고 자신의 선거운동을 도와달라는 혐의로 검찰에 체포돼 구속됐다.

김 전 군수의 군수직 상실 이후 군수 권한대행을 지내기도 했던 이원동 전 군수는 2005년 재보궐 선거를 통해 당선돼 군정을 이끌었다. 하지만 그는 보궐선거 당선 직후부터 제4회 지방선거(2006년) 출마를 위해 군수직을 그만두기 전까지 약 8개월 간 50여차례에 걸쳐 군수 업무추진비 3천800여만원을 격려금과 홍보사례금 등으로 사용한 혐의(공직선거법상 기부행위 위반)로 기소됐다. 이 전 군수는 재선에 성공했지만 다음해인 2007년 대법원에서 벌금 200만원이 확정돼 직이 상실됐다.

재보궐 선거로 당선된 정한태 전 군수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취임 2개월 만에 구속됐다. 정 전 군수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은 국내 선거 역사상 가장 뼈아픈 '역대 최악의 돈 선거'로 꼽힐 정도다. 정 전 군수는 선거 과정에서 선거 브로커와 사조직을 동원해 유권자들에게 약 5억원 상당의 금품과 향응을 제공한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정 전 군수 측으로부터 돈을 받은 주민들이 경찰 수사가 좁혀 오자 수십 명씩 떼를 지어 자수하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했다.

당시 돈을 받은 주민 1천400여명이 조사를 받았고, 이 중 90여 명이 구속되거나 기소됐다. 급기야 수사 도중 주민 2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비극으로 이어졌다.

정 전 군수 구속으로 치러진 2008년 재보궐 선거로 당선된 이중근 전 군수는 재선 군수를 거치면서 공직선거법 위반 행위가 적발되지 않아 '군수 잔혹사의 종지부를 찍었다'는 평을 받는다.

이 전 군수 불출마로 당선된 이승율 전 군수는 재선 임기 중이던 2018년 3월 건설업자 B씨로부터 현금 2천만원을 수수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경찰 수사를 받았다. 다만 검찰 수사 과정에서 B씨가 이 전 군수를 무고한 혐의를 자백해 무혐의 처분됐다. 이 전 군수의 측근 C씨는 관급공사 업자로부터 수도관 등을 납품할 수 있도록 도와준 뒤 2억3천여만원을 수수한 혐의(알선수재) 불구속 기소됐다. 이 전 군수는 임기 중이던 2022년 1월 지병으로 숨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