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부권 제동' 풀린 민주당 입법 독주… 거대여당 반시장 입법에 비판론
상법·노란봉투법 강행에 '끙끙' 앓는 재계… "경영권 방어 수단 없이 불확실성만 키워"
거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주도해 온 주요 입법들이 '반시장적'이라는 비판과 함께 대한민국 경제에 적지 않은 부담을 지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정부 시절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로 제동이 걸렸던 법안들은 현 정부 들어 그대로 처리되면서 부작용을 드러내고 있다는 분석이다.
◆'반시장적' 비판
지난해 7·8월, 그리고 올해 2월까지 세 차례에 걸쳐 개정된 상법은 대표적인 '반시장 입법' 사례로 꼽힌다.
지난해 7월 극심한 진통 끝에 여야 합의로 국회를 통과한 1차 상법 개정안은 이사의 충실 의무 대상을 기존 '회사'에서 '회사 및 주주'로 확대했다. 이어 지난해 8월 정부·여당의 강한 반대 속에서도 거대 야당의 주도로 입법이 이뤄진 2차 상법 개정안은 자산 2조 원 이상 상장사에 집중투표제 도입을 의무화하고, 분리 선출하는 감사위원을 기존 1명에서 2명 이상으로 늘렸다. 올해 2월에는 자사주 소각 의무화를 담은 3차 상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적대적 인수합병에 취약해진 경영계는 "주요 선진국처럼 포이즌필(신주인수선택권)이나 차등의결권 등 경영권 방어 수단이 먼저 마련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지만 결국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지난해 8월 처리된 양곡관리법·농수산물 유통 및 가격 안정에 관한 법(농안법) 개정안 역시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이들 법안은 식량 안보 차원에서 쌀을 비롯한 주요 농작물의 수급 및 가격 안정을 정부 의무로 규정했으나, 이는 구조적인 쌀 공급 과잉을 고착화하고 특정 품목으로의 재배 쏠림 현상을 유발할 것이라는 지적이 일었다.
역시 두 차례 재의요구권 행사로 멈춰 섰던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안)' 역시 숱한 우려 속에서 지난해 8월 24일 여당 주도로 강행 처리됐다. 하도급 노동자에 대한 원청 기업의 책임을 강화하고, 파업 노동자에 대한 기업의 손해배상 청구를 제한하는 것이 핵심이다. 올해 3월 시행된 이 법은 지난 5월 삼성전자 총파업 위기 국면에서 산업현장의 마비를 초래할 수 있다는 역기능이 부각되며 다시 한번 도마 위에 올랐다.
2·3차 상법개정안은 야당의 반대 속에 강행 처리됐으며, 양곡법·농안법·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안) 등은 숱한 우려 속에서 행정부의 재의요구권 행사로 국회로 되돌아온 이력이 있는 법안들이다.
◆반발 거세지면 수정, 철회
상황이 이렇다 보니 '책임 정치'에 나서야 할 여당이 신중하게 접근해야 할 입법을 '일단 지르고 본다'는 비판도 비등하고 있다. 무리하더라도 일단 입법을 시도한 뒤 반발이 거세지면 슬그머니 수정하거나 철회하는 식의 무책임한 행태가 나타나고 있어서다.
최근 논란이 된 '지역화폐 성과급' 근로기준법 개정안 외에도 상장주식에 양도소득세를 매기는 '대주주 기준'을 강화하려다 철회한 것이 한 예다. 여당은 지난해 7월 이 기준을 종목당 보유금액 50억원에서 10억원 이상으로 강화하려다 '증시 폭락을 부추긴다'는 여론의 거센 역풍에 직면하자 결국 그해 9월 현행 기준 유지로 입장을 선회했다.
수개월에 걸쳐 상임위와 법사위에서 논의된 법안을 본회의 직전에 수정하는 사례가 반복되면서 쓴소리를 듣기도 했다. 지난해 12월에도 민주당은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과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을 본회의 직전 일부 수정했다가 당시 우원식 국회의장으로부터 "몹시 나쁜 전례"라는 쓴소리를 들은 것이 대표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