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룡기 야구선수권대회에서 배재고 야구 선수들의 "스타벅스 가야지"라는 구호가 논란이 되자(6월 29일)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KBSA)는 불과 이틀 만에(7월 1일) '6개월 출전 정지 및 청룡기 몰수패' 중징계를 내렸다. 학생들의 소명(疏明)도 제대로 듣지 않고 그처럼 신속하게 6개월 중징계를 내린 근거는 무엇일까?
애초 배재고 선수들의 '스타벅스 가야지'라는 구호가 논란이 된 것은 지난 5월 스타벅스가 '탱크 텀블러' 행사를 했는데, 하필 그날이 5·18이었고, 그것이 '5·18 민주화 운동'을 폄훼(貶毁)했다며, 이재명 대통령을 비롯해 정부·여당이 스타벅스를 강하게 비판하면서 '불매'를 조장(助長)했기 때문이다.
스타벅스의 '탱크 텀블러' 행사를 정부·여당이 대번에 '5·18 민주화 운동 폄훼이자 조롱'이라고 규정한 근거는 무엇인가? 기업이 영업 전략 일환(一環)으로 5·18을 폄훼·조롱할 기획 상품을 내놓았다는 말인가? 지금 이 나라 정치권과 좌파 진영은 그 '비상식적인 자기 인식'을 기정사실로 규정하고 상대방을 때려잡는다. 밤길에 나와 같은 방향으로 걷는 사람은 모두 스토커인가? 그렇게 여긴다면 병(病)이다.
최근 아이돌 가수의 말투 '무섭노'를 문제 삼아 "노무현 전 대통령을 비하(卑下)하는 발언"이라고 비판하는 사람들이 꽤 있다. 한 웹툰의 '5분 23초' 장면을 두고 "노 전 대통령 서거일인 5월 23일을 연상시킨다"는 비판도 나왔다. 경상도 사람들은 흔히 말끝에 '노'를 쓴다. 노 전 대통령 서거일이 5월 23일이라는 것을 기억하는 국민이 얼마나 될까? 자기 할아버지, 아버지 제삿날도 기억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널렸다. 그럼에도 진보·좌파 진영은 이것을 '일베' 또는 '노 전 대통령 조롱'으로 몰아붙인다.
'스타벅스 탱크데이' 논란과 '무섭노' 논란에는 공통점이 있다. "너희는 평소 왜 나처럼 5·18을 염두에 두고 생활하지 않느냐" "너희는 왜 나처럼 노무현 전 대통령을 존경(尊敬)하고 사모(思慕)하지 않느냐"는 것이다. 말하자면 특정 정치 진영의 인식이 전 국민의 인식 기준이 되기를 강요하고, 거기에 부합하지 않으면 기업이고 학생이고 연예인이고 때려잡아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 이 나라는 병이 깊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