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X K-AI 방산TOP5+ 지수, 3일간 15%대 약세…9개 종목↓
개인·외국인은 사고 기관은 팔고…관련 ETF도 일제히 약세
캐나다發 악재에 흔들린 K-방산…중장기 수출 모멘텀은 여전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긴장이 다시 고조되고 있지만, 국내 방산주는 오히려 가파른 조정을 받고 있다. 약 60조원 규모의 캐나다 차기 잠수함 도입 사업(CPSP) 수주전에서 '팀 코리아'가 고배를 마시며 투자 심리가 위축된 데다 차익실현 매물이 출회된 영향이다. 다만,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를 중심으로 국방비 확대와 무기 재고 확충 움직임이 본격화하고 있어 중장기 수출 모멘텀은 여전히 유효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 K-AI 방산TOP5+' 지수는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상선 공격과 미국의 대응 공습이 일어난 지난 7일부터 3거래일간 15.30% 하락했다. 이는 코스피(-9.43%)·코스닥(-6.27%) 지수 수익률을 하회할 뿐만 아니라 거래소가 산출하는 39개 테마형 지수 가운데 'KRX 조선 TOP10' 지수(-16.90%)에 이은 하위 2위다.
같은 기간 지수를 구성하는 10개 종목 중 9개가 약세를 나타냈다. RFHIC가 22.47% 급락해 낙폭이 가장 컸고 ▲스피어(-20.39%) ▲인텔리안테크(-13.90%) ▲쎄트렉아이(-11.86%) ▲한화시스템(-11.37%) ▲아이쓰리시스템(-9.15%) ▲현대로템(-7.17%) ▲한화에어로스페이스(-4.22%) ▲LIG디펜스앤에어로스페이스(-3.48%) 등도 내림세를 보였다. 한국항공우주는 홀로 2.46% 올랐다.
주요 투자 주체별로는 개인·외국인이 순매수세를, 기관은 순매도세를 기록했다. 이 기간 개인투자자들의 순매수 상위 종목에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207억원) ▲현대로템(155억원) ▲LIG디펜스앤에어로스페이스(482억원) 등이 이름을 올렸고 외국인도 ▲한화에어로스페이스(455억원) ▲현대로템(632억원) ▲한화시스템(224억원) 등을 사들였다. 반면 기관은 ▲현대로템(-796억원) ▲한화에어로스페이스(-666억원) ▲한화시스템(-251억원) 등을 팔아치웠다.
국내 ETF(상장지수펀드) 시장에서도 방산 관련 종목들의 약세가 두드러졌다. 한화자산운용의 'PLUS K방산'은 3일간 19.22% 하락했고 ▲신한자산운용 'SOL K방산(-17.24%)' ▲미래에셋자산운용 'TIGER K방산&우주(-15.73%)' ▲삼성자산운용 'KODEX 방산TOP10(-15.53%)' 등도 내렸다.
최근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상선을 공격한 데 이어 미국이 대응 공습에 나서고 이란이 다시 중동 내 미군기지를 타격하는 등 중동 지역 긴장이 재고조됐음에도 약 60조원 규모의 캐나다 CPSP 우선협상대상자로 한화오션 중심의 '팀 코리아'가 아닌 독일 티센크루프마린시스템(TKMS)이 선정되면서 투자 심리가 크게 위축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엄경아 신영증권 연구원은 "캐나다는 CPSP를 통해 최대 12척의 최신 잠수함을 도입하고 NATO·북미항공우주방위사령부(NORAD)를 비롯한 동맹국과의 주권, 대륙 방위·집단 안보에 기여하며 오는 2035년까지 NATO 국방 투자 공약 5% 달성에 중요한 역할을 할 예정"이라며 "다만, '팀코리아'는 NATO 장벽에 가로막혀 고배를 마셨다"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이재명 대통령이 튀르키예에서 열린 NATO 정상회의에서 제시한 '한국-NATO 방위산업 파트너십 2.0'과 미국·유럽·중동 시장 무기 수출 확대에 대한 기대감은 여전히 높다고 평가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8일 NATO 정상회의 방산 포럼 기조연설에서 한국과 NATO가 기존 무기체계 중심의 협력을 공동 연구개발(R&D)·생산·운용, 장기 산업 협력으로 확대해 나가자고 제안했다. 아울러 한국의 안정적인 생산 역량과 검증된 기술력이 NATO의 오랜 노하우와 결합될 경우 양측의 안보 역량을 한층 강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미국과 유럽 등 주요국들의 자주국방 역량 강화와 국방비 인상 기조에도 생산 능력 부족 현상이 지속되고 있는 점도 국내 방산기업들에 긍정적이다. 실제 미국은 이달 중 차륜형 자주포(MTC) 현대화 사업 우협을 선정할 계획이고 NATO는 2035년까지 국방비를 국내총생산(GDP)의 5%로 증액하기로 결정했다.
백주호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미국 중심 단극 질서가 흔들리며 유럽, 중동, 아시아태평양 국가들의 자주국방 수요가 확대되고 있다"며 "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 분쟁으로 소모된 전차와 자주포, 탄약, 요격미사일 등을 다시 채우기 위한 리스토킹(Restocking) 수요도 본격화할 가능성이 높다. 전쟁이 끝난다고 방산 수요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비워진 무기고를 채우기 위한 대규모 발주가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마르크 뤼터 NATO 사무총장도 이번 정상회의를 앞두고 진행된 인터뷰에서 폭증하는 수요를 방산업계가 감당하지 못하는 '생산 수용 능력'의 한계에 직면했다고 경고했다. NATO 회원국들의 국방 지출은 늘어나고 있지만, 업계 전반의 생산 능력이 수요 증가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전력화까지 시차가 발생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NATO 국방비는 2025~2031년 연평균 성장률 9.5%를 기록할 것으로 추정되는데, 역내 생산 능력 부족 현상은 지속되고 있다"며 "결국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납기 능력을 확보한 한국 업체와의 협력이 필수적"이라고 밝혔다.
다만, 미국 시장의 경우 예측하기 어려운 변수도 존재한다.
채운샘 하나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자주포 현대화 사업에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이 제시하고 있는 자주포 현지생산·탄약·추진장약·재보급·정비를 포함한 통합 패키지는 RPP가 중시하는 미국 탄약 호환성, 공급망 회복력, 생산 온쇼어링, 장기 군수지원 기준과 직접 연결된다"면서도 "BAE의 미군 기존 납품·정비 기반, 엘비트(Elbit)에 우호적인 미-이스라엘 안보 관계, 미 현지업체 중심 조달 기조는 변수"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