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우익 돌풍 패라지, 정치자금 논란에 의원직 사퇴 승부수

입력 2026-07-08 17:5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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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궐선거 출마 선언…"주민 판단 받겠다"
의회 조사에 "정치적 공격" 주장
"재신임 통해 정치생명 연장" 해석도

7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밀뱅크에 위치한 우파 성향 정당
7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밀뱅크에 위치한 우파 성향 정당 '리폼UK' 본부에서 나이절 패라지 대표가 의원직 사퇴 발표를 마친 뒤 건물을 나서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강경 우파 정당인 영국개혁당(Reform UK)를 이끄는 나이절 패라지 대표가 자신의 정치자금 의혹과 관련해 의원직 사퇴 후 보궐선거 출마라는 정치적 승부수를 던졌다.

패라지 대표는 7일(현지시간) 영상 성명을 통해 지역구인 에식스주 클랙턴 의원직에서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나는 아무 잘못도 하지 않았다"며 "클랙턴 주민들이 내 행동의 심판자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자신의 사퇴로 치러지는 보궐선거에 다시 출마하겠다는 것이다. 그는 "이번 선거는 국민 대 기득권의 대결"이라며 "나는 승리하기 위해, 리폼이 시작한 정치 혁명을 이어가기 위해 싸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사퇴는 그의 자금원을 둘러싼 잇단 의혹 속에 나왔다. 패라지 대표는 2024년 7월 총선 직전, 태국에 기반을 둔 암호화폐 억만장자 크리스토퍼 하본으로부터 약 500만 파운드(약 101억원)의 개인적 선물을 받았으나 이를 신고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하원 윤리감독관의 조사를 받고 있다. 그는 이 돈이 "개인 신변보호 비용"을 위한 것이어서 신고 대상이 아니라고 주장해 왔다.

아울러 측근으로부터 각종 차량과 숙소 등 각종 지원을 받고 신고하지 않았다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영국 하원 규정상 신임 의원은 당선 12개월 전 정치 활동과 관련해 받은 300파운드(60만원) 이상의 이익을 신고해야 한다. 패라지 대표는 이번 사퇴가 "가족 사생활과 안전"에 대한 위협 때문이라고 주장하며, 의회의 조사를 "기득권의 정치적 공격"이라고 규정했다.

그러나 절차상 이번 조사는 그가 재선될 때까지 중단되며, 낙선할 경우 윤리감독관이 조사 재개 여부를 결정한다. 이 때문에 외신들은 패라지 대표가 조사를 일단 정지시키고 주민 재신임을 통해 정치 생명을 이어가려는 의도라는 해석을 내놓았다. 중대한 규정 위반으로 판단될 경우 하원 정직과 주민소환청원을 거쳐 의원직을 잃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노동당, 보수당, 자유민주당 등 영국의 주요 정당들은 이번 보궐선거에 후보를 내지 않기로 했다. 노동당 대변인은 "패라지는 스캔들에 휩싸인 채 필사적으로 화제를 돌리려 하고 있다"며 "그의 술수에 놀아나지 않겠다"고 밝혔다. 키어 스타머 전 총리(지난달 사임)도 이를 "절박한 술수"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