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팀장, 장윤기 차 안 케이블타이 없앤 정황
민변 10명 중 7명 "보완수사권 존치해야"
광주 여고생 살해범 장윤기의 현직 경찰 간부 아버지와 수사팀의 유착 의혹이 드러나면서 여권이 밀어붙이고 있는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보완수사권은 경찰이 송치한 사건을 검찰이 다시 살펴보고 필요한 부분을 추가로 수사할 수 있는 권한이다.
7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광주 여고생 살해 사건의 부실 수사 의혹은 사건을 넘겨받은 광주지검의 보완수사 과정에서 확인되기 시작했다.
검찰은 장윤기의 범행 동기를 밝히기 위해 리얼돌 실물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하고 행방을 추적했다. 이 과정에서 장윤기의 아버지가 해당 리얼돌을 외부로 반출한 사실을 파악한 것으로 전해졌다.
장윤기의 아버지는 경위를 묻는 검찰에 "아들이 파렴치한 성범죄자로 내몰리는 상황까지는 바라지 않았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장윤기의 주거지에서 가슴과 목 부위가 훼손된 리얼돌 여러 개가 발견된 점 등을 주요 근거로 판단해 성폭력처벌법상 강간 등 살인 혐의를 적용했다. 경찰이 장윤기를 검찰에 넘길 당시 적용한 혐의는 살인 등이었다.
장윤기의 강간 등 살인 혐의를 규명하는 데 중요한 실물 증거가 재판에 넘겨지기도 전에 폐기된 셈이다.
경찰은 또 리얼돌에서 장윤기의 DNA가 검출됐다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감식 결과를 사건 송치 나흘 뒤 전달받고도 이를 즉시 검찰에 추가로 보내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장윤기가 타고 다닌 차량의 블랙박스 저장장치인 SD카드 역시 검찰의 보완수사 과정에서 추가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됐다. 이 때문에 경찰의 초기 수사가 충분하지 않았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해당 SD카드는 장윤기 아버지가 보관하고 있던 차량의 트렁크 수납함에서 발견됐다. 저장장치에는 장윤기가 성범죄 의도를 드러내는 내용의 음성 파일이 담겨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장윤기가 구속기소된 지 약 한 달이 지난 이달 2일에야 광주 광산경찰서 수사팀을 상대로 감찰에 착수했다. 감찰 과정에서는 수사팀장 A 경감이 장윤기 검거 직후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수색하면서 케이블타이 다발을 발견하고도 압수하지 않은 정황도 추가로 드러났다.
증거인멸 혐의로 전날 긴급체포된 A 경감은 "수사에 미흡했거나 무능했을지언정 증거를 고의로 누락 또는 인멸하지 않았다"고 항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대표적 진보 성향 변호사단체인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역시 다수의 회원들이 검사의 보완수사권을 남겨둬야 한다는 의견을 나타냈다.
민변은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3일까지 소속 회원 403명을 상대로 실시한 '형사소송법 개정 방안에 관한 의견조사' 결과를 7일 발표했다.
조사 결과 검사의 보완수사권과 관련해 '부분 존치'를 선택한 응답자가 45.9%로 가장 많았다. '전면 존치' 의견도 21.1%를 기록했다.
두 응답을 합하면 전체의 67%로, 민변 회원 10명 가운데 7명가량이 보완수사권을 어떤 형태로든 남겨야 한다는 입장을 보인 셈이다.
이에 비해 '전면 폐지'를 택한 응답자는 31.3%(126명)로 집계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