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지컬 AI' 기술이 빠르게 확산되며 로봇의 건설 현장 진입 속도는 가속화하면서, 안전 규정 공백에 대한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실무적 혼선을 방지하기 위해 한국형 맞춤 안전 지침·가이드라인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7일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 발간한 '건설동향브리핑 1064호'에서 이광표 연구위원은 "최근 건설업계는 현대자동차그룹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Atlas) 시연 및 정부 차원의 다용도 건설작업로봇 설계 연구개발(R&D) 추진 등 기술적 전환기를 맞이하고 있다"고 밝혔다. 과거 스마트 건설기술 활성화 초창기에는 기술적 한계로 인해 도입 효과가 제한적이었으나, 최근 피지컬 AI의 발전으로 로봇의 능동적 판단과 자율 작업 능력이 향상함에 따라 실제 현장 도입 사례도 늘어나는 추세다.
그러나 기존 로봇 안전 기준은 고정된 작업을 하는 제조업 중심으로 정립돼 있어 건설 현장에 직접 적용하기에는 역부족이다. 특히 건설 현장은 기후 조건, 공정 진행에 따른 물리적 지형 변화 등 유동성이 매우 높아 현재 기준으로는 현장 안전을 담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 연구위원은 "제조업 중심의 기존 표준에서 벗어나 지속적으로 변화하는 건설 현장 특성에 적합한 로봇 활용 안전 지침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며 "이를 통해 현장 안전을 확보하는 것은 물론, 국내 건설 로봇의 성공적인 산업 안착과 활성화를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본의 경우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해 건설 현장에서의 로봇 관련 가이드 라인과 안전 지침을 마련했다. 이 지침은 일률적인 규제 적용을 지양하고 로봇의 특성과 위험 수준에 따른 효율적인 안전관리 체계를 제시하는 것이 특징이다.
아울러 일본의 안전 지침은 로봇 기종 및 성능 결정을 시작으로 위험성 평가, 안전 설계, 시공계획 수립, 도입 환경 정비, 운용, 보수·점검에 이르는 전주기적 관리 프로세스를 체계화했다. 이는 일회성 검증이 아니라 현장의 변화에 맞추어 유동적으로 위험 요소를 발굴하고 리스크를 허용 가능한 수준으로 제어하기 위한 실무적인 대응 기준을 정립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이 연구위원은 "한국형 건설 로봇 가이드라인 구축을 위해서는 이러한 일본의 차등화된 접근 방식을 벤치마킹하는 한편, 국내 건설 생태계의 특성을 반영한 제도적 정비가 동반되어야 한다"며 "특히 로봇 도입 및 운용 과정에서 가장 모호한 요소로 꼽히는 원도급자, 하도급자, 로봇 제조사 간의 역할 분담과 법적 책임 소재를 선제적으로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실무적인 업무 혼산을 피하기 위한 구체적 방안도 제시했다. 그는 "로봇의 완성도 수준과 현장 상주 방식에 따라 '로봇 관리 책임자'를 선임하고, 구체적인 직무 범위를 지침에 명시해야 실무적인 혼선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