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호황에 증권가 '리테일 시대' 맞았는데…메리츠증권만 웃지 못하는 이유

입력 2026-07-06 10:2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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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분기 순익 3004억원 기록…전년比 30.20% 성장
업계 리테일 수익 비중 50% 돌파…메리츠, 7%대 그쳐
리테일 확대 속도…"슈퍼365·커뮤니티 플랫폼으로 승부"

메리츠증권
메리츠증권

국내 증시가 사상 최고치를 연이어 갈아치우며 증권사들의 실적도 가파르게 개선되고 있다. 다만 이번 호황은 모든 증권사에 같은 기회를 안겨주지 않았다. 개인 투자자 거래가 급증하면서 리테일 경쟁력을 갖춘 증권사들이 실적을 크게 끌어올린 반면, 기업금융(IB)과 운용 부문에 강점을 지닌 메리츠증권은 상대적으로 성장 폭이 제한됐다. 과거에는 차별화된 강점으로 평가받았던 사업 포트폴리오가 오히려 증시 활황 국면에서는 약점으로 부각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다트(DART)에 따르면 메리츠증권의 올해 1분기 별도 기준 당기순이익은 3004억원으로 전년 동기(2307억원) 대비 30.20% 증가했다. 사업 부문별 순익은 운용(S&T) 948억원, IB 452억원, 리테일 190억원, 기타 1320억원으로 집계됐다.

특히 리테일 부문의 증가율은 3294.22%에 달했지만, 전체 순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7.46%에 그쳤다. 지난해 1분기 리테일 부문 순익은 6억원으로 실적 기반이 워낙 낮았던 탓에 증가율이 크게 부풀려진, 기저효과 영향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절대적인 이익 규모나 수익 기여도 측면에서는 여전히 IB(17.77%)와 운용 부문(37.26%) 비중이 압도적이다.

이 같은 구조는 경쟁사들과 비교하면 더욱 두드러진다. 올해 1분기 순이익 가운데 리테일 비중은 미래에셋증권이 37.48%, 한국투자증권이 32.8%, 키움증권은 65.3%를 기록했다. 반면 메리츠증권은 주요 대형 증권사 가운데, 리테일 기여도가 가장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

금융투자업계 전반의 수익 구조도 빠르게 변하고 있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26개 증권사의 올해 1분기 영업 순수익 중 리테일이 차지하는 비중은 50.65%로 절반을 넘어섰다. 지난해 1분기 34.8% 수준이던 비중은 ▲2분기 34.3% ▲3분기 42.3% ▲4분기 50.2%로 꾸준히 확대된 데 이어 올해도 상승세를 이어갔다. 증시 거래대금이 늘어날수록 리테일 중심의 수익 구조는 더욱 강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같은 변화는 증권사들의 실적에서도 확인된다. 올해 1분기 순익 증가율은 미래에셋증권이 288.0%, 키움증권이 102.6%, 한국투자증권이 75.1%를 기록했지만, 메리츠증권은 30.2% 증가에 그쳤다. 절대적인 실적은 양호했으나 증시 활황에 따른 리테일 수혜를 충분히 누리지 못한 모습이다.

업계에서는 메리츠증권의 사업 전략이 잘못됐다고 보기엔 어렵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장기간 박스권 장세가 이어졌던 국내 증시에서는 IB와 운용 중심의 전략만으로도 높은 수익성과 효율성을 유지할 수 있어서다. 다만, 현재 시장의 무게중심이 개인 투자자와 리테일로 이동하면서 과거 강점이 상대적인 약점으로 비쳐지는 환경이 조성됐다는 분석이다.

한기평은 올해 1분기 증권사 실적에 대해 "리테일 실적 개선을 바탕으로 대형사의 실적 주도가 지속됐으며 2분기 들어서도 증시 호황이 계속돼 증시 거래대금 증가세가 지속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대형-일반증권사의 실적 차별화 추세가 지속될 전망"이라며 "위탁매매 기반이 미흡해 시장 거래대금 증가 효과를 향유하지 못하거나 PF 의존도가 높아 IB 부문 실적 저하 부담이 클수록 점유율 하방 압력이 컸다"고 분석했다.

다만, 메리츠증권도 마냥 손을 놓고 있던 것은 아니다. 그간 회사는 PF에 편중된 수익 구조 탈피를 위해 디지털 투자자를 위한 '슈퍼365(Super365)' 계좌와 초고액자산가 대상 'PIB센터'를 양축으로 리테일 사업을 확대해 왔다.

실제 리테일 부문의 성장세는 뚜렷하다. 올해 1분기 리테일 부문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294.22% 증가했으며, 위탁매매와 자산관리(WM) 부문 역시 큰 폭의 성장세를 기록했다. 과거부터 리테일 사업 비중 자체가 크지 않았던 만큼 절대적인 수익 기여도는 아직 제한적인 수준이라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또한 메리츠증권은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출시한 '슈퍼365'를 중심으로 온라인 투자자 기반을 꾸준히 확대하고 있으며 연내에는 투자자 간 정보 공유 기능 등을 담은 차세대 투자 커뮤니티 플랫폼도 선보일 계획이다. 무료 수수료 이벤트 종료 이후에도 신규 플랫폼을 통해 고객 유입세를 이어간다는 전략이다.

리테일 고객 기반도 빠르게 확대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메리츠증권에 따르면 온라인 전용 '슈퍼365' 계좌 기준 고객 수는 올해 5월 50만명을 넘어섰으며 예탁 자산도 30조원을 돌파했다.

메리츠증권 관계자는 "리테일 비중이 상대적으로 작게 보일 수 있지만, 위탁매매와 자산관리 부문은 전년 동기 대비 큰 폭으로 성장했다"며 "리테일 비중을 줄인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