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춘근 국제정치학자
지난 2월 28일 시작된 이란 전쟁은 역사상 그 예를 찾아볼 수 없는 특이한 전쟁이었다. 전쟁이 개시된 당일 날 이란의 최고 사령관인 알리 하메네이와 그의 부하 49명이 1차 공격에 의해 전원 사망했기 때문이다. 본시 전쟁이란 클라우제비츠 장군의 언급대로 적의 중력 중심(center of gravity)을 공격해서 적의 전쟁 의지(will to fight)를 꺾는 일이었다. 클라우제비츠는 중력 중심을 적의 군사력이라고 보았다. 군사력이 궤멸된 국가의 지도자는 전쟁을 더 이상 지속할 수 없기 때문에 항복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클라우제비츠 전쟁론의 핵심 개념이었다. 필자는 중력 중심을 우리말로 번역한다면 '급소' 정도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급소를 정확히 찾아내어 공격하는 것이 전략론의 핵심이 아닐 수 없다.
이번 이란 전쟁에서 미국과 이스라엘은 이란의 급소인 군사력을 궤멸시키기 위한 공격과 동시에 이란 정권의 지휘부를 제거해 버리는 공격도 동시에 진행했다. 38일 정도 지난 4월 7일 미국의 중부군 사령관은 이란의 군사력을 궤멸시켰다고 말했다. 같은 기간 동안 이란 정권의 최상층 인사 약 400명 이상이 제거되었다. 미국은 '이란은 이웃 나라를 위협할 수 없고, 이스라엘을 위협할 수 없으며, 미국을 위협할 수 없는 나라로 만들어 버리는 것' 을 목표로 전쟁을 했고 그 목표를 일단 달성했다. 여기서 문제가 생겼다. 항복을 해야 할 주체마저 없어져 버린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실제로 항복할 주체가 없으니 미국 스스로 승리를 선언할 수 있다고 말한 적도 있었다.
이란은 해군과 공군이 궤멸되어 더 이상 이웃을 위협할 수 있는 나라는 아니게 되었지만 이란의 군사력 중에서 가장 골치 아픈 조직인 IRGC(이슬람 혁명 수비대)가 살아남아 게릴라적인 도발을 지속하고 있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해안을 봉쇄, 이란의 경제를 목조이는 정책을 시행했으며 결국 이란은 6월 17일 미국과 협상하겠다며 나왔고 미국과 이란사이에는 차후 평화조약을 이룩하기 위한 양해각서가 조인 되기에 이르렀다.
마침 NATO 회의에 참석 중이던 트럼프 대통령은 베르사이유 궁전에서 이란과의 협정에 조인하였다. 중동에 평화가 온 듯 하였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극적인 모습은 찬반 양론을 불러 일으켰다. 트럼프를 지지하는 사람들은 드디어 중동에 평화가 도래했다며 긍정 평가를 했지만 미국의 강경파들과 이스라엘은 불만을 표시했다. 미국의 비판자들은 1919년 같은 장소에서 윌슨 대통령이 체결했던 평화 협정은 궁극적으로 2차대전을 초래한 실패작이었으며 이번 트럼프의 평화 협정도 실패할 운명에 놓여 있다고 비난했다. 우선 이슬람 정권을 그대로 놔둔 채 그들과 협정을 체결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 것이냐는 비판이었다. 트럼프는 물론 "이란이 잘 행동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즉각 그들의 머리를 폭탄으로 갈겨버릴 것이다"고 말했지만 불만인 사람들은 오바마의 약속과 별 다를 바 없다며 트럼프를 비난했다.
특히 심각한 비난은 이스라엘로부터 나왔다.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스라엘은 자신만의 이익이 있다. 우리는 레바논의 안전 지역에 필요한 한 계속 남아 있을 것이다"며 미국 이란 협정의 내용을 따르지 않겠다고 천명했다.
이스라엘은 "미국과 달리 우리는 중동에서 살고 있는 나라다. 우리에게 이 문제는 기업, 정치, 외교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에게는 삶과 죽음의 문제다" "이스라엘은 나약한 서방으로 인해 더욱 강화된 테러 조직인 이란 정권의 위협 아래 놓이게 되었다"며 불만을 표현했다. 1979년 이슬람 혁명 당시 몰락한 망명 정권의 수장 레자 팔레비 왕자는 "이슬람 정권과의 어떤 협정도 실패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들을 결코 믿으면 안된다. 그들은 계속 세계와 용감한 그리고 죄 없는 이란 시민들을 협박할 것"이라며 분노했다.
결국 이란의 강경파 IRGC 잔당(殘黨)들이 사고를 치고 말았다. 7월 6일 저들은 상선 3척을 공격, 아슬아슬하게 유지 되어오던 평화를 스스로 무너뜨렸다. 분노한 트럼프는 "이란과의 휴전은 물건너 갔다" "미국은 일을 끝낼 것이다"(Finish the Job)고 반응했다. 마두로가 임명했던 부통령이 미국이 원하는 개혁 정책을 이룩하고 있는 놀라운 현상은 이란에서는 반복되지 않았다. 트럼프는 "일을 끝낼 수밖에 없다(이슬람정권의 궤멸)"고 결심했다. 이란 전쟁의 2단계 폭격 작전이 더욱 치열해 보이는 이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