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 "2천만 명 운집"…순교자로 추앙
대규모 동원, 권력 정당성 입증 기회로
美 건국 250주년 맞춰 도발 성격
"미국에게 죽음을"
4일(현지시간)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열린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전 최고지도자의 장례식은 적을 향한 참배객들의 증오로 가득 찼다. 하메네이는 지난 2월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숨졌다.
장례식이 열린 이맘 호메이니 대(大)모살라에서 참배객들은 시아파 장례 전통에 따라 가슴을 치며 슬픔을 표했다. 이들은 미국과 이스라엘을 향해 "복수, 복수"를 외쳤고, 하메네이를 향해 "당신의 부름에 응답합니다"라며 충성을 맹세하기도 했다.
이란 당국은 하메네이가 죽음을 통해 순교자의 반열에 올랐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날 대중에 공개된 하메네이의 관은 함께 사망한 가족들의 관 위에 놓였다. 관은 이란 국기로 덮였고, 그 위에는 검은색 터번이 자리했다.
이는 이슬람 예언자 무함마드의 손자 후세인이 680년 카르발라에서 살해된 이래 이어져 온 순교의 역사를 하메네이가 계승했다는 상징이었다.
당국은 9일까지 진행될 장례식에 2천만 명이 몰릴 것으로 내다봤다.
장례식은 6일까지 테헤란에서 거행된 뒤 이란의 종교도시 곰으로 옮겨간다. 이어 7일부터는 이라크 시아파 성지인 카르발라와 바그다드, 나자프 등지에서 열린다. 9일 고향 마슈하드에 하메네이를 안장하면서 장례 일정은 마무리된다.
이슬람 전통에 따르면 시신은 사망 하루 안에 안장돼야 하지만, 전쟁으로 장례가 미뤄졌다. 이란 당국은 미국 건국 250주년 기념일에 맞춰 장례식을 열며 미국을 향한 도발 분위기를 조성했다.
또한 이란의 팝스타들에게는 추모곡을, 기업들에는 순례객을 위한 고기와 쌀을 기부하도록 했다. 전국 각지의 공무원과 성직자들도 대대적으로 동원됐다.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장례식이, 미국과 이스라엘의 대규모 공습에서도 살아남은 이란 정권이 내외부의 적을 향해 생존력과 정당성을 과시하는 장이 됐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