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호남 반도체 투자, '민주당 대표 선거용' 비판 나오는 까닭

입력 2026-07-03 0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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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최근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서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대규모 투자(投資) 발표 이후 불거진 '정치권의 대기업 압박(壓迫)설'과 관련해 "요즘 세상에 압력을 넣는다고 기업이 오겠나"라며 구태적 발상이라고 했다.

호남에 대규모 반도체 투자 발표가 논란이 되는 것은 반도체 공장 호남 건설을 반대하기 때문이 아니다. 지역균형발전은 국가적 현안(懸案)이다. 문제는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투자'를 왜 기업이 아니라 청와대가 먼저 흘렸느냐, 대규모 투자 결정에 앞서 해당 기업들이 어떤 연구 검토, 어떤 타당성 조사를 했느냐, 전국에 반도체 산업을 유치(誘致)하려는 지역은 많은데 후보 신청도 받지 않고 왜 호남으로 정했느냐 하는 것이다. 이런 질문은 반도체 대규모 투자 지역이 어느 지역이더라도 나올 수밖에 없다.

이 대통령은 기업을 압박했다는 지적을 부인하면서도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서남권 첨단산업 발전비전 국민보고회'에 참석해 "원래는 용인 다 끝내고 그다음 단계로 얘기하려 했던 것 같아서 '동시에 추진합시다'라고 말했다"며 "이(재용) 회장님 그리고 최(태원) 회장님한테 이런 약속을 받았다"고 말했다. "제가 직접 관할해서 집행, 기획의 최종 책임을 확실히 지겠다" "민주주의를 지켜 온 호남에 대한 보상"이라고도 했다. 정부가 기업을 압박해 사업 추진 약속을 받아 낸 것으로 보일 수밖에 없다.

대통령이 이처럼 서두르니 '반도체 호남 대규모 투자'가 8월 열리는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친명계의 당권 장악을 위한 '호남 맞춤형 프로젝트'라는 비판이 나온다. 민주당 내 절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호남 당원들의 표(票)를 얻기 위한 것 아니냐는 것이다. 설마 대통령이 자신이 미는 후보의 선거 승리를 위해 국운(國運)이 걸린 반도체 투자까지 '제물'로 사용하겠는가마는, 대통령과 청와대가 이례적인 태도를 보이니 그런 비판이 나오는 것이다. 반도체 산업은 우리나라 산업 중 유일하게 글로벌 1위 평가를 받는다. 정치가 산업을 흔드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