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 등 반도체 특화단지 구상, 전력 계통 포화·용수 리스크로 '지연 우려'
경북 228% 전력 자립률·낙동강 수계 확보…구미 5산단 '즉시 착공' 강점 부각
김장호 시장 '평당 1천원' 가격 파괴에 300여개 소부장 생태계 연계 시너지 기대
호남 지역이 반도체 팹 조성에 필수인 전력·용수 공급이 불확실하다는 우려가 계속 나오면서, 국가 첨단산업 배치 전략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단기간에 해결하기 힘든 '물·전기 공급망 리스크'가 가시화되자 산업계 안팎에서는 이미 15년 전부터 산업 기반 시설을 완비해 둔 구미 제5국가산업단지(하이테크밸리)를 실질적인 대안 입지로 활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 15년 축적된 구미의 '즉시 착공' 가치
최근 발표된 호남 반도체 메가프로젝트들이 착공 전 단계부터 인프라 확보라는 암초를 만났다. 재생에너지 발전량은 풍부하나 이를 대규모 소비처로 보낼 송배전망 계통이 포화 상태인 지역적 한계와, 가뭄 등 기후 변화에 취약한 용수 공급 대책이 첨단 산업 유치의 걸림돌로 부각된 탓이다. 반도체 생산라인(Fab)은 일시적인 전력 강하나 용수 부족에도 수천억원의 손실이 발생하는 대표적인 인프라 민감 업종이다.
반면, 구미 5산단은 이러한 인프라 리스크에서 가장 자유로운 용지로 꼽힌다. 경북은 원전 벨트를 기반으로 228%의 전력 자립률을 유지하고 있다. 대규모 전력을 상시 소모하는 반도체 팹이 입주하더라도 추가적인 계통 연계 지연 없이 초고압 전력을 즉시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다.
하루 68만톤(t) 규모의 취수 용량을 일찌감치 확보한 낙동강 수계 기반의 공업용수 체계 역시 독보적인 경쟁력이다. 타 산단들이 주민 민원 조율과 환경영향평가 등 행정 절차에 가로막혀 첫 삽도 뜨지 못하는 사이, 2009년 지정 이후 15년간 산업 기반의 뼈대를 다져온 구미 5산단이 '즉시 착공' 가능한 대체 입지로 재평가받는 이유다.
◆'평당 1천원' 파격 인센티브
인프라 안정성에 더해 구미시가 내건 전례 없는 조건은 구미산단의 입지적 가치를 한층 더 끌어올리고 있다. 김장호 구미시장은 최근 5산단 2단계 구역 내에 반도체 제조공장을 유치할 경우 평당 1천원에 부지를 공급하겠다며 승부수를 던졌다.
기존 분양가인 평당 148만원에서 토지 대금을 사실상 전액 면제하는 수준으로, 지자체가 재정적 리스크를 감수하고서라도 기업의 초기 설비투자 부담을 획기적으로 낮춰주겠다는 선제적 결단이다.
이러한 가격 파괴는 이미 구미에 정착한 고도화된 산업 생태계와 결합할 때 시너지가 극대화된다.
구미산단 내에는 SK실트론, LG이노텍, 한화시스템, LIG D&A 등 반도체 및 방산 분야의 핵심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기업 300여개 사가 밸류체인을 형성하고 있다. 대형 팹이 들어서는 즉시 별도의 공급망 구축 기간 없이 단기간 내에 생산 내재화가 가능한 구조다.
여기에 2030년 개항을 목표로 하는 대구경북통합신공항과 10km 이내로 인접한 지리적 이점은 향후 글로벌 항공 물류 경쟁력까지 담보한다.
김장호 구미시장은 "반도체를 비롯한 첨단 전략 산업의 핵심은 글로벌 공급망 전쟁에서 밀리지 않는 '투자 타이밍'이며, 구미 5산단은 이미 전력과 용수가 완비돼 있어 즉시 생산라인 구축이 가능한 가장 확실한 대안"이라며 "사활을 걸고 반드시 반도체 팹을 유치해 구미의 낙동강 기적을 재현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