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 가야지" 5·18 비하 응원 파문 확산…민주당 측 "야구부 해체 검토해야"

입력 2026-07-01 12:09:23 수정 2026-07-01 12:4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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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개호 의원 "악질적 조롱…반역사적 혐오 행태 뿌리 뽑아야"
서울시교육청 조사 착수…배재고 "직접 찾아 사죄 의사"
광주일고 측 "학생들 심리적 안정 우선"…방문 연기 요청

배재고와 광주일고의 경기 모습.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홈페이지 캡처
배재고와 광주일고의 경기 모습.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홈페이지 캡처

전국고교야구대회 경기 중 5·18 민주화운동을 희화화하는 응원 구호를 사용해 논란을 빚은 배재고 야구부를 둘러싸고 후폭풍이 이어지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야구부 해체 주장까지 나왔고, 학교 측의 직접 사과 시도는 광주제일고 측의 요청으로 무산됐다.

이개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일 성명을 내고 배재고 야구부의 응원 구호를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지난 29일 배재고 야구부 선수들이 광주일고와의 경기 도중 '스타벅스 가야지', '탱크데이' 등의 구호를 외치며 5·18민주화운동을 노골적으로 희화화했다"며 "이는 과거 모 기업의 마케팅 논란을 끌어온 악질적 조롱이자, 10대 학생들 사이에서 독버섯처럼 번진 이른바 '일베놀이'의 참담한 민낯"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는 광주 시민들의 피와 희생 위에 세워졌으며, 오늘날 학생들이 자유롭게 운동하고 생활할 수 있는 기반 역시 그 숭고한 희생의 결과"라며 "이를 조롱하는 것은 단순한 장난이나 일탈이 아니라 민주주의의 근간을 훼손하는 폭력"이라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유사 사례가 반복되고 있다는 주장도 내놨다. 그는 "과거 동성고와 진흥고 등 다른 학교와의 경기에서도 유사한 조롱이 반복됐다는 증언이 이어지고 있으며, 황금사자기 대회에서는 충암고 선수가 광주를 '내란의 요람'이라고 비하하는 발언까지 있었다"며 "이번 사안을 단순한 경기 중 일부 학생들의 일탈로 치부하거나 적당히 덮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명백한 학교폭력이자 민주 역사에 대한 심각한 모독인 만큼, 가해 학생들에 대한 엄정한 징계와 함께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반복되는 반역사적 혐오 행태를 뿌리 뽑기 위해 해당 학교 야구부 해체까지도 심도 있게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논란이 확산되자 배재고 측은 광주제일고를 직접 찾아 사과하겠다는 뜻을 전했지만 실제 만남은 이뤄지지 않았다.

이규연 광주제일고등학교(광주일고) 교장이 전국 고교야구대회 도중 발생한 상대팀 배재고등학교의 응원 구호 논란과 관련한 항의서한을 전달하기 위해 30일 서울 송파구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를 방문하고 있다. 배재고 야구부 일부 학생 선수들은 지난 29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제81회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 광주일고와 경기 중 상대 더그아웃을 향해
이규연 광주제일고등학교(광주일고) 교장이 전국 고교야구대회 도중 발생한 상대팀 배재고등학교의 응원 구호 논란과 관련한 항의서한을 전달하기 위해 30일 서울 송파구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를 방문하고 있다. 배재고 야구부 일부 학생 선수들은 지난 29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제81회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 광주일고와 경기 중 상대 더그아웃을 향해 "스타벅스 가야지"라고 외쳤다. 연합뉴스

서울시교육청은 이날 "배재고 교직원과 야구부 소속 학생·학부모가 광주일고를 직접 방문해 진심 어린 사과의 뜻을 전하고자 하는 의사를 광주제일고 측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광주일고 측은 "현재 우리 학생들은 사과를 받아들일 만한 마음의 준비가 되지 않은 상태이므로, 오늘 방문은 재고해 달라"고 요청했고, 이에 따라 방문 계획은 연기됐다.

서울시교육청은 "광주일고 학생들의 심리적 안정을 최우선으로 존중한다. 학교와 협의해 향후 방문 일정을 조율해 나가겠다"고 설명했다.

이어 "배재고는 언제든 직접 방문해 사죄할 의사가 분명하나, 현재로서는 구체적인 방문 시점이 정해지지 않은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문제가 된 장면은 지난달 29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제81회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 경기 도중 나왔다.

배재고 선수들은 광주제일고 더그아웃을 향해 "가야지, 가야지, 스타벅스 가야지"라고 외쳤고, 일부 선수는 "탱크 데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최근 스타벅스 코리아가 5·18 민주화운동 기념일과 관련해 진행한 마케팅 논란을 떠올리게 하는 표현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배재고 측 자체 조사에서는 야구부원 1명이 기존 응원가에 '스타벅스'를 넣어 바꿔 부르기 시작했고, 다른 학생들이 이를 따라 했다는 취지의 진술이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배재고는 SNS를 통해 사과문을 공개했고 서울시교육청도 조사에 착수했다. 하지만 논란은 계속 확산되는 분위기다.

5·18 3단체와 5·18기념재단은 잇따라 비판 성명을 발표했고, 교원단체들도 역사 왜곡과 극우 성향 놀이 문화에 대한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이규연 광주일고 교장은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KBSA)에 항의서한을 전달했으며, 해당 사안은 스포츠공정위원회 심의에 넘겨졌다.

한편 배재고 야구부에는 프로 지명을 준비 중인 선수들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져 이번 논란이 선수들의 향후 진로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