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K 소외 메가프로젝트] 서남권 반도체 원전 4.5기 전기·212만명 물 필요…실현 가능성 의문

입력 2026-06-29 18:41:01 수정 2026-06-29 19:43:24
로봇
mWiz 이 기사 포인트

이재명 대통령이 29일 청와대에서 열린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보고회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29일 청와대에서 열린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보고회에서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반도체 수요에 맞춰서 현재 진행 중인 생산 거점들을 빠르게 완성해야 한다"며 "서남권에 대규모 신규 투자를 통해 압도적인 공급역량을 미리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은 이날 경기도 용인시 용인반도체클러스터 일반산업단지 공사현장의 모습. 연합뉴스

정부가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에 필요한 전력과 용수를 적기에 공급하겠다고 밝혔지만 구체적 근거는 제시하지 못해 산업계의 의구심이 가시지 않고 있다.

정부는 29일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보고회'에서 서남권 반도체 산업단지에 팹 4개가 들어서며 전기 6.3GW와 물 65만t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협력업체 입주와 인구 증가까지 고려하면 실제 필요량은 이보다 더 많을 것으로 전망되지만 세부 산정 근거는 공개되지 않았다.

6.3GW는 대형 원전 4.5기 설비용량과 맞먹는 규모다. 65만t은 국민 212만5천명이 하루에 쓰는 물의 양이다. 목표치만 제시된 채 공급 여력 분석이 충분했는지는 검증되지 않았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정부는 용수 확보 방안으로 다목적댐과 발전용수 등 대체 수자원 활용을 내세웠다. 윤석대 한국수자원공사 사장은 이날 "서남권 댐 여유량을 활용하면 하루 40만∼50만t을 단독으로 공급할 수 있다"며 "수계 조정과 댐 증고를 더하면 30만t 이상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영산강·섬진강 유역은 정부가 그동안 장래 물 부족을 예상해온 지역이라는 점이 우려를 키운다. 기후에너지환경부의 작년 수자원관리계획을 보면 50년 빈도 가뭄 시 2030년 영산강·섬진강에서 생활·공업용수가 각각 연간 7천140만t, 5천30만t 부족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후변화를 고려하면 영산강과 섬진강 생활·공업용수 예상 부족량은 연간 1억2천만∼2억4천만t과 1억2천만∼3억7천만t까지 늘어난다.

반도체 업계는 "초미세 공정을 활용한 반도체 산업에는 불순물이 거의 없는 고순도물이 대거 필요하다"라며 "용수가 부족하다는 이야기는 고순도물을 충분히 확보하기 쉽지 않다는 현실을 짚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력 공급 방안 역시 불확실성이 크다. 정부는 호남권 반도체 산단 전력 공급 방안으로 재생에너지와 원전을 제시했지만 한 반도체 업계 전문가는 "재생에너지는 간헐성이 커 메모리 반도체 생산에 적합하지 않다"고 말했다.

원전이 안정적으로 전력을 생산해줘야 하지만 핵심 변수인 전남 한빛원전 계속운전 방안은 이날 발표에서 빠졌다.

전영현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은 이날 "전력과 용수는 AI 시대 가장 중요한 산업 인프라"라며 "국가가 직접 산단까지 공급을 보장해 달라"고 정부에 요구했다.

인력 확보를 위한 정주 여건 구축도 과제로 남아 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인프라가 없으면 고급 인재를 유치할 수도, 유지할 수도 없기 때문에 정주 여건을 갖춘 신도시를 하나 구축한다는 생각으로 클러스터를 조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