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K 소외 메가프로젝트] "균형발전 투자가 또 다른 불균형 부를 수도…대구경북 새 판 짜야"

입력 2026-06-29 19:29:00 수정 2026-06-29 19:53:33
로봇
mWiz 이 기사 포인트

"동남권, 제조·로봇·AI 기반 상당 정책 설계할 때 배제시켜선 안돼"

이찬 영남대 로봇공학과 교수, 박철영 대구대 반도체공학부 교수
이찬 영남대 로봇공학과 교수, 박철영 대구대 반도체공학부 교수

정부의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 구상 발표에 대해 지역 학계는 지역 균형 발전을 위한 투자가 자칫 새로운 불균형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찬 영남대 로봇공학과 교수(하이퍼다인 대표)는 "균형발전은 한쪽에만 대규모 투자를 집중하는 방식이 아니라, 이미 산업 기반을 갖춘 지역이 함께 성장하도록 설계돼야 한다"면서 "대구경북을 포함한 동남권에는 제조업, 로봇, 피지컬 AI 관련 기업과 기술 기반이 상당 부분 축적돼 있는 만큼 이를 정책 설계에서 배제해서는 안 된다"고 짚었다.

그는 "제로 베이스에서 출발하는 것보다 이미 어느 정도의 기반을 가진 곳이 바로 대구경북"이라며 "지역에 단계적으로 투자하면 더 빠르게 성과를 내고, 후발 지역이 성장하는 과정에서 더 큰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호남권 투자가 균형발전이라는 명분을 갖더라도 대구경북을 소외시키면 또 다른 불균형이 생길 수 있다"며 "진정한 균형은 모든 지역이 같은 목표에 도달하도록 투자와 협력을 병행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구경북이 새로운 전략을 마련할 때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반도체 대규모 투자 유치 경쟁에서 밀려난 상황이 뼈아프지만 이미 방향이 정해진 만큼, 지역 산업 기반을 재정비하고 실리를 확보할 논리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박철영 대구대 반도체전자공학부 교수는 "예상했던 것과 발표 결과가 크게 다르지 않았다. 대구경북이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 경쟁에서 밀려난 것은 참 안타까운 일이지만 이미 배는 떠났다. 결과를 비판하는 데 머물 것이 아니라 새로운 전략을 짜야 할 시기"라고 진단했다. 그는 "큰 흐름이 정해진 상황이라면 대구경북이 가진 강점을 다시 정리하고, 우리 지역이 아니면 안 되는 산업을 키우고 연계를 강화해야 한다"고 했다.

박 교수는 구미를 중심으로 한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기반과 시스템 반도체 관련 산업, 대구의 로봇·인공지능(AI) 산업 역량을 연결해 피지컬 AI와 휴머노이드 등 미래 산업과 연계한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고 봤다.

그는 "수도권과 서남권 클러스터가 형성되는 상황에서 단순 경쟁에 나서기보다, 기존 산업과 연결 가능한 보완형 클러스터 전략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산업을 키우지 못하면 청년층이 정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 수 없다. 지역 정치권도 보다 적극적인 자세로 나서는 모습을 보여줘야 할 때"라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