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반도체에 전국 '벌집'됐다…충청·TK 반발에 여당 내부도 '광주 몰빵' 우려

입력 2026-06-26 15:41:20 수정 2026-06-26 16:3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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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권 "선거용 관치 경제·권력 놀음" 강한 반발
전북 홀대론에 대구·경북, 충청권까지 가세

이재명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로마의 한 호텔에서 열린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에 입장하며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로마의 한 호텔에서 열린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에 입장하며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제2 반도체 클러스터'를 광주·전남권에 구축하는 방안이 가시화하면서, 정치권이 정쟁의 소용돌이에 휩싸이고 있다. 야권에서는 "지지층만을 위한 정략적 폭주"라며 포문을 열었고, 여당 내부에서조차 지역적 기반의 이해관계에 따라 분열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정부가 오는 29일로 예정된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 프로젝트 국민 보고회'에서 각계의 우려와 지역 간 감정의 골을 메울 수 있는 합리적인 청사진을 제시할 수 있을지가 이번 사태의 향배를 가를 중대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야권의 유력 주자들과 지도부는 정부의 호남권 반도체 투자설을 두고 '관치 경제'라고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26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청와대가 주도하는 호남 대규모 반도체 투자는 표 계산을 위해 대기업의 팔을 비틀고 기업 활동의 자유를 침해한 국정 운영 사유화"라고 지적했다.

이어 "산업의 생존 조건인 전력·용수·인재 확보는 무시한 채 오로지 선거용 지지층 결집만을 노린 무책임한 개입으로 국가 경쟁력을 갉아먹고 있다"며 "국민이 기다리는 것은 일부 지지층만 바라보는 오만한 권력 놀음이 아니라 국민 전체의 삶을 지키는 공정하고 유능한 정치"라고 강조했다.

무소속 한동훈 의원 역시 호남 반도체 투자 추진에 대해 "박근혜 정부를 무너뜨리는 데 한몫한 미르·K스포츠재단 사건에서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기부금을 냈다고 하는 것과 (뭐가) 다른가"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한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대통령이 총수 압박해 결정하면 '예' 하고 따라야 하나. 권력이 무섭고 아쉬울 것 많은 총수들만 압박해 결정하면, 주주들은 그대로 따라가야 하는 것인가"라고 밝혔다

반도체 투자 유치전은 충청권까지 가세하며 점차 격렬해지고 있다.

윤석열 전 대통령 비서실장을 지낸 정진석 전 실장은 이날 SNS를 통해 "이재명 정부가 제2 반도체 클러스터를 호남에 몰빵하겠다는 저의를 드러내고 있다"며 "반도체 클러스터를 한 지역에 몰아주겠다는 발상은 지역균형발전에 역행할 뿐만 아니라 전형적인 지역 갈라치기로 국민을 우습게 보는 발상이다"고 비판했다.

정 전 실장은 특히 호남에 충청의 대청댐 물을 끌어다 쓸 수 있다는 일각의 논의를 언급하면서 "호남 몰빵을 위해 충청의 대청댐 물을 끌어다 쓰겠다는 발상에 동의할 충청인은 없다. 반도체 호남몰빵은 충청패싱을 넘어 충청무시, 충청묵살에 지나지 않는다"고 비난했다.

한편, 여권 내부에서도 정부의 신규 반도체 투자 방안을 두고 미묘한 갈등이 벌어지고 있다.

김의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정부가 추진하는 '제 2 반도체 클러스터' 발표를 앞두고 지난 25일 삼성전자나 하이닉스 반도체 공장 중 한 곳을 전북에 분산 배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자신의 SNS에 "호남 반도체 투자에 열렬한 박수를 보내지만 '용인 몰빵' 부작용이 '광주 몰빵'으로 이어지지 않으려면 분산 배치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날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 정동영 통일부 장관 등 전북 지역 국회의원 9명도 국회에서 예산정책협의회를 열고 "전북 차원의 공동 대응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국민의힘 대구경북 의원들까지 지난 25일 기자회견을 열고 "대구경북은 반도체 소재·부품·장비 산업의 핵심 거점"이라며 입지적 우위를 주장하고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