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허위사실 공표 고의 인정 어려워"…원심 무죄 판결 유지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아들 박주신 씨의 병역 비리 의혹을 제기했다가 재판에 넘겨진 의사 양모 씨 등 5명이 대법원에서 최종 무죄를 확정받았다. 2014년 11월 기소 이후 약 12년 만에 내려진 결론이다.
대법원 1부(주심 마용주 대법관)는 25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양 씨 등 6명에 대한 상고심에서 원심 판단을 유지했다. 이에 따라 양 씨 등 5명은 무죄가 확정됐고, 탈법 문서 배부 혐의가 인정된 피고인 1명은 벌금 70만원 형이 그대로 확정됐다.
이들은 2014년 6·4 지방선거를 앞두고 SNS, 인터넷 게시글, 우편물 등을 통해 '박 씨가 제삼자를 내세워 병무청 신체검사에서 4급 판정을 받았다'는 취지의 의혹을 제기했다. 검찰은 이들이 박 전 시장의 낙선을 목적으로 허위 사실을 공표했다고 보고 기소했다.
일부 피고인에게는 박 전 시장과 가족에 대한 비방 혐의와 함께 공직선거법상 허용되지 않은 방식으로 반대 문서를 배부한 혐의도 적용됐다.
박 씨의 병역 문제는 2011년부터 논란이 됐다. 그는 같은 해 8월 공군 교육사에 입소했으나 대퇴부 통증으로 귀가 조치됐고, 이후 재입영 통보를 받은 뒤 병역처분변경원을 제출했다. 서울지방병무청은 CT 촬영 등을 거쳐 기존 2급 판정을 추간판탈출증에 따른 4급으로 변경했다.
이후 병역 비리 의혹이 확산되자 박 씨는 2012년 2월 세브란스병원에서 공개적으로 척추 MRI 검사를 받았다. 당시 병무청에 제출된 한방병원 MRI와 공개검증 과정에서 촬영된 MRI가 동일인의 영상이라는 결과가 발표됐다.
그러나 양 씨 등은 공개검증 이후에도 제삼자가 MRI를 촬영했거나 영상이 바꿔치기됐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박 씨 등을 병역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검찰은 2013년 제삼자가 대신 MRI를 촬영했을 가능성이 없다고 보고 혐의없음 처분을 내렸다.
1심 재판부는 양 씨 등의 행위를 허위 사실 공표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양 씨 등이 제시한 소명자료는 대부분 이미 수사 과정에서 근거 없는 것으로 밝혀졌고, 그렇지 않더라도 주관적·추상적 의심이나 가능성에 대한 단순한 정황 확인에 그친다"며 "대리 신검이 기정사실인 것처럼 단정적인 표현을 사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양 씨 등 3명에게는 벌금 1천500만원, 나머지 피고인들에게는 벌금 700만~1천만원이 선고됐다.
하지만 항소심의 판단은 달랐다. 2심은 병역 비리 의혹 자체가 허위 사실이라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피고인들이 이를 허위라고 인식한 상태에서 공표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2심은 "박 씨 본인이 직접 한방병원 MRI, 서울지방병무청 CT, 세브란스병원 MRI 영상 촬영에 임했고, 그 당시에 대리인이 개입된 바 없다는 사실이 합리적 의심 없이 증명됐다"며 "대리 신체검사로 병역 등급 변경 판정을 받았다는 취지의 공표 내용은 허위 사실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다만 "피고인들은 검찰의 불기소 처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해소되지 않는 기존 의혹과 추가로 제기된 의혹에 대해 시간적·물리적으로 가능한 한도에서 진실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다각도로 노력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이어 "그 과정에서 피고인들은 병역 비리 의혹이 진실이라고 믿게 된 것으로 보이며 그와 같이 믿게 된 데에 상당한 이유도 있었다고 판단된다"며 "허위 사실 공표의 고의가 있었다거나 후보자 비방의 고의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대법원 역시 원심의 판단에 문제가 없다고 봤다. 대법원은 "원심이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허위 사실 공표, 후보자 비방으로 인한 공직선거법 위반죄 성립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고 판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