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두근두근 에코 클럽
하이은 지음/뜨인돌출판사 펴냄
[책] 하터
이지은 지음/열림원 펴냄
무더위가 시작되는 초여름은 시원한 실내에서 소설책 한 권을 펼치기 좋은 계절이다. 무심코 집어든 책이 청소년 문학이라 가볍게 읽기 시작했지만, 어렵지 않은 문체와 솔직한 심리 묘사 덕분에 오히려 일반 소설보다 더 빠르게 읽어낼 수 있었다.
이번에 다룰 두 작품은 모두 '사랑'과 관련있다. 인생에서 오랫동안 기억에 자리하는 학창시절의 첫사랑부터 한 사람을 성장시키는 과하지도 부족하지도 않은 사랑, 그리고 스스로를 사랑하게 되는 마음까지 포함한다. 특히 두 작품의 주인공은 같은 또래의 여학생이지만 성격과 사랑을 대하는 방식은 정반대다. 서로 다른 두 주인공의 시선을 따라가다 보면 잊고 지냈던 학창시절, 그 시간 속의 나는 어땠는지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된다.
◆짝사랑 따라 들어간 환경 동아리 적응기
좋아하는 사람이 생기면 조금씩 그 사람을 닮아가고 싶어진 적이 있지 않나. 누군가를 좋아한다는 것은 그 사람의 세계에 한 발짝씩 다가가고 싶은 마음일지도 모른다. '두근두근 에코클럽'의 주인공 '재이'도 그런 마음에서 출발한다.
짝사랑하는 '신우'와 가까워지고 싶은 마음 하나로 얼떨결에 환경 동아리에 들어간 재이는 잘 보이고 싶은 마음에 작은 거짓말을 이어나간다. 자전거를 타고 등교를 하고, 텀블러를 들고 다니고, 급기야 채식주의자인 신우를 따라 급식 시간에 고기반찬도 포기한다.
환경 운동에 진심인 척할수록 이중생활이 들통날 뻔하거나, 갈등 상황을 맞닥뜨리기도 하지만 '가짜' 친환경 생활은 주인공에게 뜻밖의 변화를 안겨준다. 마지못해 시작한 채식은 나물과 버섯의 새로운 맛을 알게 했고, 매일 자전거로 등교하면서 체력도 좋아졌다. 플로깅, 업사이클링 등 친구들과의 활동을 통해서도 새로운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게 된다.
무엇보다 작품의 매력은 감정에 솔직하고 씩씩한 주인공에게 있다. 좋아하는 친구에게 잘 보이기 위해 좌충우돌하는 모습부터 자신의 잘못을 빠르게 인정하고 사과하는 모습은 응원해주고 싶은 마음이 저절로 든다.
작품은 진짜 내 모습과 타인에게 인정받고 싶은 마음 사이에서 흔들리는 청소년들의 내면을 섬세하게 비춘다. 또 환경 문제를 거창한 담론이 아닌 청소년들의 일상 속 이야기로 녹여내 작은 실천이 가진 의미를 전한다. 192쪽, 1만4천원.
◆선의를 측정하는 세상, 진심을 찾아서
사랑을 측정할 수 있다면 세상은 더 나아질까. 신간 '하터'는 이 질문에 단호하게 '아니오'라고 답한다. 그리고 측정되지 않는 것들이야말로 가장 진실하다고 덧붙인다.
제목인 '하터'는 하트를 모으는 고등학교 3학년을 뜻한다. 소설 속 세계에서 사람들은 태어날 때 목덜미에 체내 칩을 심는다. 칩은 평소의 언행과 감정, 호르몬 변화를 측정해 하트를 0g부터 100g까지 쌓게 되는데, 이렇게 쌓인 하트는 대학 입시에 반영된다. 정작 하트가 쌓이는 기준을 정확히 모르자 사람들은 더 많은 하트를 얻기 위해 사교육에 의존하고, 브로커까지 등장한다. 진심보다 착한 척하는 것이 살아남는 기술이 된 사회다.
주인공 '여섬'은 전교 1등이지만 하트는 고작 0.2g인 최하위 하터다. 차갑고 직설적인 성격에 세상과 쉽게 타협하지도 않는다. 작가는 사람들이 주인공을 다 안다는 듯 말하지만, 여섬을 아직 채워지지 않은 사람으로 바라본다. 이 간극이 소설의 핵심이다.
어느 날 여섬은 자신이 강물에 던진 키링을 건지기 위해 물에 뛰어드는 청년 '김 화'를 만나게 된다. 계산 없이 움직이는 그를 만나면서 여섬의 껍질에도 조금씩 균열이 생긴다. 작품은 외롭고 뾰족한 아이가 진심 어린 사람들을 만나 자신을 사랑하는 법을 배워가는 이야기다.
저자 이지은은 2021년 강원일보와 부산일보 신춘문예 소설 부분에 당선됐다. 이후 청소년 소설과 동화 분야에서 꾸준히 활동하며 KB창작동화제 최우수상, 한국과학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148쪽, 1만7천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