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총 1위 뒤집히는 건 시간 문제?…SK하이닉스, 삼성전자 '맹추격'[매일뭐니머니]

입력 2026-06-22 10:2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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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시총, 삼전 95% 상회…22일 장초반 격차 42兆 수준으로 줄어
주가 추가 상승 무게…"시총 역전, 강세장 종료 신호" 분석도
'메모리 업황 가늠자' 마이크론 오는 25일 실적 발표 주목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사옥. 각 사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사옥. 각 사

지난 2000년 이후 단 한 번도 바뀌지 않았던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1위 자리가 흔들리고 있습니다. SK하이닉스가 삼성전자를 턱밑까지 추격하면서 두 종목의 시총 격차가 미미한 수준으로 줄었습니다. 인공지능(AI) 반도체 슈퍼사이클과 미국 상장 기대감이 맞물리며 코스피 시장 대장주 교체가 현실화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옵니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9일 SK하이닉스는 전 거래일보다 2.94% 오른 276만4000원에 거래를 마치며 종가 기준 사상 최고가를 새로 썼습니다. 장 초반에는 289만1000원까지 치솟으며 장중 시가총액이 처음으로 2000조원을 돌파하기도 했습니다. 국내 증시에서 단일 종목 시총이 장중 2000조원을 넘어선 것은 삼성전자에 이어 두 번째입니다.

SK하이닉스의 삼성전자의 시가총액 추격 속도는 가팔랐습니다. 이날 종가 기준 삼성전자 2069조5826억원, SK하이닉스는 1969조9093억원을 기록했습니다. 두 종목의 격차는 99조6733억원 수준입니다. 지난 1월초 삼성전자 시가총액 비중의 64.79% 수준이던 SK하이닉스 시총은 매달 빠르게 급증하면서 지난 19일 기준 삼성전자의 95.18% 수준까지 올라왔습니다.

이는 삼성전자가 연초 대비 195.25% 급등했지만 같은 기간 SK하이닉스는 324.58% 오르며 삼성전자 수익률을 크게 웃돈 영향입니다.

이날 오전 9시56분 현재도 SK하이닉스는 전일 대비 4.12% 상승한 287만8000원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른 시가총액은 2041조8923억원입니다. 같은 시각 삼성전자는 0.85% 상승한 35만7000원에 거래 중으로, 시가총액 2084조1983억원을 기록하면서 양사 시총 격차는 42조 수준으로 줄어들었습니다.

두 회사의 시가총액 격차를 좁힌 가장 큰 동력은 고대역폭메모리(HBM)입니다. 생성형 인공지능(AI) 확산과 글로벌 빅테크의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에 따라 AI 가속기에 들어가는 HBM 수요가 급증하면서 시장을 선점한 SK하이닉스의 실적도 빠르게 개선됐습니다. 전체 매출과 자산, 사업 규모에서는 삼성전자가 압도적이지만 시장은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요가 실적에 직접 연결되는 SK하이닉스에 더 높은 프리미엄을 붙인 것입니다.

이와 함께 SK하이닉스의 상대적 강세 배경으로는 미국 주식예탁증서(ADR) 상장 기대가 꼽힙니다. ADR는 국내 원주를 예탁기관에 맡겨두고 이를 바탕으로 미국 시장에서 거래되는 대리증권으로, 미국 투자자가 한국 주식을 직접 사지 않고도 달러로 SK하이닉스에 투자할 수 있는 통로입니다.

SK하이닉스는 지난 3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공모 등록 신청서를 내고 씨티증권·JP모건·골드만삭스·뱅크오브아메리카(BofA)를 주관사로 선정했습니다. 나스닥 상장이 유력하며 7~8월 내 가능성이 거론되는데, 상장 규모는 발행주식의 약 2.5%, 조달 금액은 최대 40조원 안팎으로 추산됩니다.

기대되는 효과는 투자 대상군 확대입니다. 그동안 SK하이닉스로 유입되는 해외 패시브 자금은 한국 증시에 투자하는 '아이셰어스 MSCI 사우스 코리아 ETF'(EWY)가 대표 통로였지만, 단일 국가 ETF라 종목 비중 제한에 걸리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반면 ADR 상장 이후엔 미국 반도체·AI 기술주 ETF 등으로 편입 통로가 넓어지고 특히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PHLX) 편입 기대가 큽니다.

김영건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 ADR은 지수 편입 종목 중 25위권에 해당하는 규모"라며 "연내 상장 시 2027년 9월 정기변경 때 편입 가능성을 기대해볼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증권가에서는 시총 역전 가능성을 두고 전망이 엇갈립니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ADR은 이달 미국 SEC(증권선물위원회) 승인 이후 오는 8월 상장이 가능할 것"이라며 "ADR 발행에 따라 마이크론을 보유한 펀드들도 SK하이닉스를 즉각적으로 편입하며 SK하이닉스 주가는 가파르게 재평가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반면 시총 역전을 과열 신호로 보는 시각도 있습니다. 이재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기업 이익 증가를 기반으로 한 현재 강세장의 종료를 판단하는 하나의 신호는 SK하이닉스의 시총이 삼성전자를 추월하는 경우라고 분석했는데요.

지난 2000년 닷컴버블 당시 실제 실적보다 높은 기대감이 반영되며 시스코가 시가총액 1위에 오른 직후 버블이 붕괴했던 사례를 근거로 제시했습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두 기업 간 실적 펀더멘털 변화 없이 주가 급등만으로 시총 순위가 뒤바뀐다면 지수 상승 랠리의 종료를 대비해야 한다는 조언입니다. 다만 이를 곧바로 코스피 하락 신호로 단정할 필요는 없다는 설명도 덧붙였습니다.

당장 시장의 시선은 오는 25일 마이크론 실적 발표에 쏠립니다.당장 시장의 시선은 오는 25일 마이크론 실적 발표에 쏠립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와 함께 글로벌 3대 메모리 반도체 업체로 꼽히는 마이크론은 업계에서 가장 먼저 분기 실적을 공개해 업황의 가늠자 역할을 합니다. 마이크론의 실적 가이던스가 상향되면 메모리 업황 호조가 확인되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필두로 반도체주 랠리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마이크론의 실적 가이던스가 예상치에 부합하거나 상회할 경우 메모리 반도체 장기 호황에 대한 기대 심리가 증폭될 것"이라며 "이는 국내 반도체 업종 실적 모멘텀 강화로 이어져 반도체 주가는 물론 코스피 상승 여력 확대와 상승 탄력 강화로 이어질 전망"이라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