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고부-조두진] 사전 투표 폐지와 참정권

입력 2026-06-22 0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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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두진 논설위원
조두진 논설위원

국민의힘 의원 25명이 사전 투표를 폐지하고 본투표를 이틀로 늘리는 내용의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사전 투표제는 2014년 지방선거 때부터 도입됐고, 투표율을 올리는 데 기여했다.

사전 투표에서 부정선거가 있었는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2020년 총선부터 발생한 몇 가지 의문은 납득(納得)할 수 없다. 이른바 형상기억종이라는 빳빳한 투표용지가 무더기로 발견된 점, 유권자들은 각자 투표지를 투표함에 넣는데, 개표장에서 투표지 여러 장이 한 묶음으로 접혀져 발견된 점 등이 그런 예다. 그 결과 사전 투표 전반에 대해 회복하기 어려운 불신이 누적(累積)됐다. 사실 여부를 떠나 부정선거 의혹 자체가 민주주의 근간을 흔드는 것이다.

사전 투표는 본투표보다 관리가 복잡하다. 한 예로 사전 투표 후 본투표까지 4, 5일 간격이 있고, 그 기간 관리가 어렵다. 또 관외 사전 투표지는 유권자의 주소지 개표소로 우편으로 보내게 된다. 그 과정에서 선관위나 투표 참관인이 감시하기 어려운 구간이 존재한다. 굳이 사전 투표제를 유지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사전 투표를 폐지할 경우 투표 편리성이 떨어져 참정권 침해(侵害)가 발생한다는 사람들이 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사전 투표는 신고 절차가 번거롭던 부재자 투표를 대신해 도입된 제도로 단기 근무와 학업 때문에 주소지를 쉽게 옮기지 못하는 젊은 세대에게는 한 표를 지켜주는 장치"라며 사전 투표 폐지를 주장한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를 향해 '부정선거론자와 일체화' '윤 어게인 정당'라고 주장했다. 매우 부적절한 프레이밍이다. 투표 편리가 우선이라면 집에서 컴퓨터 또는 휴대폰으로 투표하는 것이 낫다. 그러면 투표율은 엄청 높아질 것이다. 그럼에도 우리가 그 편리한 방식을 도입하지 않는 것은 투표의 공정성, 직접성, 익명성을 해칠 수 있기 때문이다.

부재자 투표를 부활(復活)하고, 본투표일을 2일로 늘리면 사전 투표 의혹을 해소하고, 투표율 저하도 막을 수 있다. 걸핏하면 부정선거를 외치는 사람들도 이상하지만, 온갖 의혹에도 '사전 투표 유지를 고집'하는 사람들은 뭔가 의심스럽다. 사전 투표가 부정선거 의혹의 중심인데 손보지 않을 이유가 없다. 선거는 편리보다 공정·투명이 우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