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 소유 농지에 재생골재 수천t 반입 정황
일부 파낸 뒤 일반 흙 복토…원상복구 여부 공방
하천 2m 거리 농지서 성토 작업…환경 우려도
산불 피해 규모를 부풀려 정책자금을 신청했다는 의혹으로 감사(매일신문 6월 18일, 19일 보도)를 받고 있는 경북 안동의 한 수산물가공업체가 이번에는 대표 개인 소유 농지에 대규모 재생골재를 반입해 성토한 사실이 확인돼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더욱이 최근 현장에서 재생골재(건설폐기물을 재활용해 만든 골재) 일부를 다시 걷어낸 뒤 일반 흙으로 덮는 작업이 이뤄진 정황까지 드러나면서 불법 성토 여부를 둘러싼 의문이 커지고 있다.
매일신문 취재 결과, 산불 피해 신고 논란이 제기된 안동시 일직면 소재 냉동창고 인근에는 업체 대표 개인 명의의 농지(전) 1천221㎡(약 370평)가 자리하고 있다. 해당 부지는 과거 양어장으로 사용돼 주변 지표면보다 약 3m 가량 낮은 형태였던 것으로 파악됐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토지 소유주는 지난해 3월쯤 이 농지에 재생골재를 대량 반입해 성토 및 평탄화 작업을 진행했다. 현장 규모를 고려하면 반입된 재생골재 물량은 수천t에 달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토목업계에서는 해당 부지(1천221㎡)가 주변 지형보다 3m가량 낮았던 점을 감안할 때 성토에 최소 2천400㎥에서 최대 3천700㎥ 안팎의 성토재가 투입됐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를 무게로 환산하면 약 4천~6천톤(t) 규모로, 25t 덤프트럭 기준 160~280대 분량에 해당한다는 분석이다.
논란은 공사 이후 관련 법규 위반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최근 현장에서는 기존에 매립된 재생골재 일부를 굴착한 뒤 일반 흙으로 덮는 작업이 진행된 것으로 확인됐다.
토지 소유주 측은 재생골재를 사용해 성토한 사실은 인정했다. 다만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인지한 뒤 재생골재를 모두 제거하고 적법한 상태로 원상복구를 마쳤다"며 "향후 관련 절차를 거쳐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현장 사정을 아는 관계자들의 설명은 다르다.
한 내부 관계자는 "당시 반입된 재생골재는 25t 덤프트럭 수백 대 분량에 달했던 것으로 안다"며 "최근 걷어낸 물량은 일부에 불과하고 상당량이 여전히 지중에 남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지난 2월 원상복구 작업 과정에서 약 1천500여만원을 들여 25t 덤프트럭 100여대 분량의 재생골재를 반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토목업계에서는 당초 반입 규모가 160~280대 수준이었을 가능성을 제기하며, 당시 성토 높이와 범위에 따라서는 수십 대에서 100대 안팎의 재생골재가 현장에 남아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이어 "남아 있는 재생골재도 향후 제거한 뒤 적법한 인허가 절차를 거쳐 다시 공사를 진행하는 방향으로 검토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안동시도 성토 과정에 대한 사실관계를 주시하고 있다.
안동시 관계자는 "지난 1월 토지 소유주의 아들이 시청을 방문해 성토와 관련한 상담을 한 사실은 있다"며 "다만 당시에는 성토 자재로 재생골재를 사용했다는 설명은 없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농지에 재생골재를 이용해 성토하는 행위는 허용되지 않는다"며 "성토 높이와 면적, 공사 방식 등에 따라 별도의 허가나 신고 절차가 필요한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환경 문제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해당 부지는 낙동강 지류로 연결되는 하천과 불과 수m 거리에 위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재생골재가 대량으로 매립된 상태에서 집중호우가 발생할 경우 토사 유출이나 수질 오염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지역사회에서는 산불 피해 신고 의혹에 이어 대표 개인 소유 농지의 재생골재 성토 논란까지 잇따라 불거지면서 해당 업체를 둘러싼 의혹 전반에 대한 철저한 검증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역 주민 김모씨는 "산불 피해를 입은 주민들과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각종 의혹이 잇따라 제기되고 있다"며 "행정기관이 의혹을 남기지 않도록 사실관계를 철저히 조사해 명확한 결론을 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경북도와 안동시는 수산물업체의 산불 피해를 규모 과장 여부에 감사에 착수한 가운데 위법 사실이 확인될 경우 경찰 수사 의뢰도 검토하기로 했다. 앞서 해당 수산물업체는 지난해 4월 안동시 일직면의 한 냉동창고에 보관 중이던 8억6천만원 상당의 수산물이 산불로 소실됐다고 신고한 뒤 5억원의 정책자금을 받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