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려도 가는 놈이 간다"…동·서학 개미 반도체로 대동단결

입력 2026-06-12 10:00:25
로봇
mWiz 이 기사 포인트

변동성 장세서도 개인 투자자 반도체株로 결집
동학개미 순매수 상위 투톱 삼전·닉스…서학개미는 마이크론·마벨
실적 개선 추세 지속 전망에 주요 반도체 종목 목표주가 줄상향

연합뉴스
연합뉴스

극심한 변동성 장세 속에서 국내외 개인 투자자들이 반도체주로 결집하고 있다. 국내 주식에 투자하는 '동학개미'와 미국 주식에 투자하는 '서학개미'가 나란히 한·미 반도체 대형주를 사들이고 있다. 단기 등락에 흔들리기보다 인공지능(AI) 반도체 호황이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에 베팅하는 흐름이 뚜렷한 모습이다.

12일 한국거래소와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동학개미가 지난 5월부터 이달 11일까지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였다. 순매수액은 각각 21조1086억원, 21조121억원으로 두 종목을 합쳐 42조원 넘게 사들였다.

동학개미의 반도체 사랑은 상장지수펀드(ETF)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최근 한 달간 개인투자자 순매수 상위 4위까지 모두 반도체 관련 상품이 이름을 올렸다. 순매수 1위는 'SOL AI반도체TOP2플러스'로 2조7727억원어치 개인 자금이 모였다.

2~4위는 전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기초자산으로 한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이었다. 'KODEX SK하이닉스단일종목레버리지'에는 2조3381억원이, 'TIGER SK하이닉스단일종목레버리지'에는 2조1696억원이, 'KODEX 삼성전자단일종목레버리지'에는 1조9815억원이 유입됐다.

개인들은 최근 급락장에서도 흔들리지 않았다. 코스피가 8% 넘게 급락하며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된 지난 8일 개인은 삼성전자가 10% 넘게 하락하자 1조4508억원어치 사들였다. 개미들은 7% 넘게 내린 SK하이닉스도 4132억원어치 순매수했다. 급락하는 반도체 대형주로 오히려 개인 자금이 집중된 것이다.

국내 개인 투자자들의 반도체 집중 현상은 미국증시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서학개미도 같은 기간 미국 반도체주를 대거 사들였다. 5월부터 지난 10일까지 서학개미 순매수 1, 2위는 마이크론테크놀로지와 마벨테크놀로지다. 국내 투자자들은 마이크론을 7억9937만달러(약 1조2239억원), 마벨을 4억6105달러(약 6126억원) 사들였다.

라운드힐메모리 ETF(3억8399만달러·약 5880억원)와 ARM홀딩스(2억3339만달러·약 3574억원), 인텔(1억3474만달러·2063억원)도 개인 순매수 상위에 이름을 올렸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 변동 폭의 3배를 추종하는 '디렉시온 데일리 반도체 불 3배(SOXL)' ETF도 1억4799만달러(약 2266억원)어치 사들였다.

이런 쏠림은 반도체 호황에 따른 실적과 주가 강세가 맞물린 결과다.

삼성전자는 올 1분기 매출 133조9000억원, 영업이익 57조2000억원으로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고, 주가도 한 달 새 35.6% 급등했다. SK하이닉스 역시 1분기 매출 52조5763억원, 영업이익 37조6103억원으로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냈다. 주가는 같은 기간 63.7% 올랐다. 미국 마이크론도 호실적에 힘입어 한 달 새 주가가 72.45% 뛰며 시가총액 1조달러를 넘어섰다.

증권가에서는 반도체 업종의 실적 개선 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한다.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5월 반도체 수출은 전년 대비 169% 급증한 371억6000만달러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반도체 수출은 3개월 연속 300억달러를 웃돌았고, 이를 기반으로 5월 전체 수출도 53.2% 늘어난 877억달러로 사상 최대 기록을 세웠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19배 급증한 90조원, SK하이닉스 2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약 8배 증가한 69조원으로 추정돼 실적 서프라이즈가 기대된다"며 "메모리 가격 상승에 따른 실적 개선 속도는 시장 기대치를 지속적으로 상회하는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같은 전망 속에 국내외 주요 반도체 종목들에 대한 목표주가 상향도 잇따른다.

한국투자증권은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57만원까지 높였다. KB증권은 SK하이닉스의 목표주가를 380만원으로 제시했다. 스위스 투자은행 UBS는 최근 마이크론의 목표주가를 기존 535달러에서 1625달러로 약 3배 상향 조정했다.

한동희 SK증권 연구원은 "메모리 3사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은 삼성전자 5.8배, SK하이닉스 6.2배로 마이크론(10.2배) 대비 각각 43%, 39% 할인 중"이라며 "국내 메모리 저평가 해소를 전망하며 반도체 비중 확대 의견을 유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