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선관위 "축소 인쇄 필요할 경우 각 위원회 의결로 조정"
본투표 당일 투표율 높아져도 상황 판단 미흡…위기 대응 체계도 부재
6·3 지방선거에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총체적 부실 선거 관리 속에 일관성 없는 '고무줄 지침'이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크게 작용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0일 김승수(대구 북구을)·김민전 국민의힘 의원이 선관위로부터 제출받은 보고서에 따르면 선관위는 투표용지 인쇄 매수의 하한 기준을 유권자의 60%에서 50%로 줄이면서 공식 회의 없이 내부 2인의 전결만으로 결정한 것으로 드러났다.
선관위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종합관리지침'을 이같이 개정한 데 이어 "투표용지 인쇄 매수는 예상 사전투표율 및 최근 투표율 등을 감안해 축소 인쇄 필요성이 있는 경우 선거인 수 50% 하한선을 기준으로 각 위원회 의결로 조정하라"는 내용을 담았다. 이러한 지침에 따라 전국 시·군·구 선관위는 투표용지 인쇄 비율을 50~100%까지 제각각 인쇄했다. 지역마다 자체적인 기준을 적용하면서 본투표 당일 투표용지 부족에 따른 혼란으로 이어진 것이다.
선관위는 보고서에서 "일부 선관위에서 과거 선거의 투표소별 투표율 등을 제대로 고려하지 않고 투표용지 인쇄 비율을 산정했다"고 밝혔다. 선관위는 투표용지 인쇄 매수의 하한 기준은 2009년 80%에서 2016년 70%, 2021년 60%로 줄어왔다고 설명했다.
이는 사전투표율 증가, 짧은 인쇄 시간으로 투표용지 인쇄소 확보 어려움, 수백만장 투표용지 검수 및 보관의 어려움, 잔여 투표용지 분실 등의 우려에 따른 것이었다고 밝혔다. 특히 선거일에 투표율 대비 과도한 양의 투표용지를 인쇄할 경우 부정선거 의혹이 제기될 수 있다고도 부연했다.
하지만 선관위는 투표용지를 충분히 준비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선거 당일 투표율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도 투표소별 잔여 투표용지 수량 파악 등 대처가 미흡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적인 투표용지 부족분 상황 파악 없이 요청한 투표소에 한해 제한적으로 대응하면서 동시 다발적인 투표용지 부족 상황이 발생하자 대처에 한계가 있었다는 것이다.
이에 더해 투표용지 부족 상황이 발생할 경우 업무처리 절차와 역할 분담 등 가이드라인도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선거별 일련번호 기재, 추가 교부 매수 기준, 배부 절차 등이 없어 대응할 시간을 실기했다고 선관위는 보고했다.
또한 6∼13명의 소수 인원으로 투표관리, 우편투표 접수, 개표관리 등 여러 업무를 짧은 시간에 처리한 탓에 사건 발생 즉시 보고가 이뤄지지 않는 등 상황 전파도 지연됐다고 해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