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희 회장 "위령비 명칭부터 바로잡아야"
무고한 어민들이 미군 폭격으로 목숨을 잃은 '독도 폭격사건'이 78주년을 맞은 가운데 대구 법조계가 사건의 역사적 의미를 재조명하고 희생자 명예회복에 나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대구지방변호사회는 2009년 대한변호사협회 산하 지방변호사회 가운데 유일하게 독도위원회를 출범시킨 이후 독도 영유권과 한·일 과거사 문제를 꾸준히 연구해 왔다. 현재는 '독도를 지키는 것이 평화를 지키는 것'이라는 취지 아래 위원회 명칭을 독도평화위원회로 바꿔 활동하고 있다. 독도 폭격사건 역시 위원회의 주요 관심사 중 하나다.
이병희 대구지방변호사회 회장은 독도 폭격사건에 대한 본격적인 활동은 일본과의 교류 과정에서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이 회장은 "2013년 8월 독도평화위가 시마네현을 방문하면서 독도 폭격사건에 대한 여러 사실들에 대해 알게 됐다"라며 "형세를 살펴 사람을 얻는다는 '심세득인(審勢得人)'의 뜻으로 관련 활동을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독도 폭격사건을 단순한 과거 참사가 아니라 독도 영유권 문제와 연결된 역사적 사건으로 바라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미군이 독도를 폭격장으로 지정하고 실제 폭격을 실시하는 과정에서 한국 측에는 관련 사실이 제대로 통지되지 않았다"라며 "그 배경에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 활동이 영향을 미쳤다는 지적도 있는데, 관련 진상 조사와 역사적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재 독도 동도에 세워진 '독도조난어민위령비' 명칭 역시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조난과 희생은 전혀 다른 사실관계를 나타낸다"라며 "희생자들은 바다에서 길을 잃은 것이 아니라 미국이 독도를 폭격장으로 지정하고 실제 폭격을 가하는 과정에서 목숨을 잃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희생으로 기록하고 기억해야만 사건의 의미를 후세에 제대로 전달할 수 있다"며 "고령의 유족들이 생존해 있는 만큼 하루빨리 '희생'이라는 사실을 명확히 반영한 위령비를 세우는 것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또 "사건 발생 원인과 피해 상황을 정리한 자료를 모으고 이를 기억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는 것도 필요하다"며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법률과 조례를 통해 지원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일 과거사 문제를 오랫동안 다뤄온 최봉태 변호사도 "독도 폭격사건은 일본의 제2의 독도 침략 과정에서 발생한 첫 인명 희생 사건"이라며 "처음에는 미국의 잘못으로 발생한 사건이라는 인식이 강했지만 일본이 독도를 미 공군 폭격훈련장으로 활용하도록 한 점, 폭격 이전에 적절한 안전 조치를 하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할 때 절대 그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