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령제 예산 2018·2019 4천만원→2천만원으로 급감…제사음식도 참가자들이 마련
"위령제 비용도 유족이 내는데 잘못 쓰인 위령비 바로잡겠나" 유족 울분
1948년 독도 상공에서 퍼부어진 미군 폭격으로 희생된 어민들을 추모하는 위령제가 이어진 가운데(매일신문 9일자 11면), 경북도의 관련 예산 규모가 축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사건 발생 78년이 지났지만 진상 규명은 물론 희생자 명예 회복도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예산마저 줄면서 추모 사업이 갈수록 위축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10일 경북도에 따르면 '독도조난어민 위령행사' 예산은 첫 회인 2018년 4천만원(도비 3천만원·군비 1천만원)으로 편성됐다. 그러나 2020년부터는 2천만원(도비 1천만원·군비 1천만원)으로 줄었고 올해까지도 같은 규모가 유지되고 있다.
현재 예산 규모로는 행사 운영에 필요한 기본 경비를 충당하기도 빠듯하다. 실제 올해 위령제에도 유족과 참가 단체 관계자들은 교통비나 제사 음식 등에 필요한 일부 비용을 자비로 충당해야 했다.
유족들은 국가 책임이 명확한 사건임에도 추모 행사마저 사실상 민간에 맡겨지고 있다고 지적한다.
희생자 유족 대표인 김상복(84) 씨는 지난 8일 울릉군청에서 열린 독도폭격사건 전문가 토론회에서 "유족들이 국가에 보상을 요구한 적은 없다"며 "그런데 위령제에 쓰인 비용까지 유족들이 부담해야 하는 현실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이 정도로 관심이 없는 상황에서 희생자들을 '조난 어민'으로 잘못 기록한 위령비를 바로잡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점점 사라진다"고 토로했다.
위령제 이후 개최된 토론회에서는 단순한 추모 행사를 넘어 제도적 지원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토론자로 나선 최봉태 변호사는 "경북도의 관련 예산은 줄었는데 새로운 위령사업이나 역사 바로 세우기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희생자 추모와 지원에 관한 조례를 제정해 안정적인 지원 근거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참석자들은 현재 '독도조난어민위령비'로 돼 있는 위령비 명칭을 '독도 폭격 희생자 위령비' 등으로 변경하고, 새 위령비를 건립할 경우 확인된 희생자들의 이름을 함께 새겨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한편, 미군 독도 폭격사건은 미군정기인 1948년 6월 8일 주일 미군 B-29 폭격기들이 독도 일대를 폭격하면서 미역 채취와 조업 중이던 울릉도 어민들이 희생된 사건이다. 사건 발생 78년이 지난 현재까지 정확한 피해 규모를 포함한 진상 규명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심지어 희생자들을 기리는 위령비조차 여전히 '폭격 희생자'가 아닌 '조난어민'으로 표기돼 논란이 일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