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發 보상 갈등, 판교 넘어 제조업계로 번지나

입력 2026-06-10 14:5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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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분 파업에 들어간 카카오 노조원들이 10일 경기도 성남시 카카오 판교아지트 앞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부분 파업에 들어간 카카오 노조원들이 10일 경기도 성남시 카카오 판교아지트 앞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카카오 노조가 창사 이래 첫 부분 파업에 돌입한 가운데, 보상 체계를 둘러싼 노사 갈등이 산업계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다. HD현대중공업·현대자동차도 영업이익과 순이익에 비례한 'N% 성과급'을 요구하고 나서면서 파업이 잇따를 수 있다는 우려가 높다.

◆ 카카오 파업, IT 업계 보상체계 논쟁 분수령 되나

이번 카카오 노조 파업의 핵심 쟁점은 영업이익 연동 성과급과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 처리 방식이다. IT 업계는 이번 파업이 업계 전반의 보상 체계 논쟁에 불을 붙일 수 있다는 점에서 촉각을 세우고 있다.

반도체 업계에서 시작된 성과급 갈등이 플랫폼 업계로 번졌다. 삼성전자 노사가 총파업 직전 극적으로 임단협을 타결하며 일단락됐지만, 이번에는 카카오가 IT 플랫폼 업계 첫 대규모 파업 사례가 될 가능성이 커졌다.

카카오 노사가 영업이익 연동 성과급 방식에 합의할 경우 유사한 요구가 IT 업계 전반으로 확산하는 것은 시간 문제라는 관측이 나온다. 반대로 사측이 요구를 막아낸다면 다른 IT 기업들의 교섭 부담은 그만큼 줄어든다. 이번 협상 결과가 판교 IT 업계 전체의 보상 체계를 다시 쓰는 분기점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카카오톡은 국내 스마트폰 이용자 대부분이 사용하는 '국민 메신저'로 이용에 차질이 빚어질 경우 피해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또 카카오페이·카카오맵 등 일상 밀착형 서비스가 연결돼 있어 서비스 차질이 곧바로 대규모 국민 불편으로 이어질 수 있어 정부도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노사가 의견차를 좁히지 못하면서 노조 측은 오는 29일에도 파업을 예고했다.

◆ N% 성과급 요구 확산…역대급 하투로 이어지나

주요 대기업을 중심으로 성과급을 요구하는 노조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HD현대중공업은 올해 임금 및 단체협상에 대한 1차 교섭을 전날 진행했다. 노조 측은 조선업계 최초로 연간 영업이익의 최소 30%를 성과급 재원으로 배분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HD현대중공업의 지난해 영업이익(약 2조 원) 기준으로 단순 계산하면 노조가 요구한 성과 배분 규모는 6천억 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사측은 조선업황 회복기인 만큼 미래 투자를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노조는 정당한 보상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대자동차도 임단협에서 성과급 문제가 걸림돌이 될 전망이다. 현대차 노조는 지난해 순이익의 약 30%에 해당하는 성과급 지급을 요구했다. 노조 요구대로 성과급이 지급될 경우 약 3조 원 안팎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반도체 업계에서 시작된 성과급 요구가 노사 갈등의 주 원인이 되면서 정부도 고심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주주총회 결의를 거쳐 보상 체계를 결정하는 것을 의무화하는 등 경영권과 주주 이익 침해를 막기 위한 안전장치 마련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무리한 성과급 요구가 장기적 성장을 저해할 수 있다. 노사 갈등을 막기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