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전닉스', 이달 말 지방 투자 공식화…대구경북은 빠지나

입력 2026-06-10 14:4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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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충청 등 전국 반도체 재편 속 TK만 소외 우려
29일 청와대 총수 간담회서 광주 패키징 공장 건설 계획 공개 전망

경기도 수원시 삼성전자 본사 모습. 연합뉴스
경기도 수원시 삼성전자 본사 모습. 연합뉴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이달 말 대규모 지방 투자 계획을 공식화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투자 대상이 호남·충청권에 집중되면서 대구경북이 반도체 균형발전 논의에서 소외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0일 정치권과 산업계에 따르면 이달 말 청와대에서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열리는 주요 그룹 총수 간담회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지방 투자 계획이 논의 안건에 오른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등이 참석하는 이 자리에서 삼성전자의 광주 첨단 패키징(후공정) 공장 건설 계획이 공개될 전망이다. 삼성전자가 호남에 반도체 생산기지를 구축하는 것은 1991년 충남 온양캠퍼스 설립 이후 35년 만의 패키징 거점 확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측은 "모르는 일"이라며 공식 확인을 피하고 있으나, 간담회 일정이 구체화된 만큼 투자 계획이 뒤집힐 가능성은 낮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최근 인공지능(AI) 산업 확산으로 전력 수요가 폭증하면서 수도권 중심 산업 구조는 물리적 한계에 직면하고 있다. 반도체 산업 역시 안정적인 전력 공급과 부지 확보가 중요한 경쟁 요소로 떠오르면서 새로운 입지 전략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삼성전자가 광주를 택한 배경에도 수도권 전력·용수 포화 문제가 자리한다는 해석이 나온다. 평택·용인 메가클러스터는 AI 반도체 생산에 필요한 대규모 전력을 추가로 확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반면 호남은 태양광·해상풍력 등 재생에너지 잠재력이 풍부해 전력 공급 유연성에서 우위를 점한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여기에 충청권으로의 추가 확장도 유력하게 거론된다. 삼성전자의 패키징 거점인 천안·온양과 SK하이닉스의 메모리 생산기지인 청주가 이미 자리 잡고 있어 기존 인프라와의 연계 투자가 수월하기 때문이다. 업계 일각에서는 단순 후공정을 넘어 정부와 민간이 공동 투자하는 대형 공장이 조성될 가능성도 흘러나온다.

이 대통령도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가급적 지방에 투자해주면 지원하겠다고 기업에 살짝 압력도 넣고, 사실은 부탁한다"며 비수도권 투자를 공개 촉구했다.

문제는 이러한 변화 속에서 대구경북의 존재감이 상대적으로 약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정부는 지난해 말 산업통상부 주재로 '남부권 반도체 혁신벨트 구축'을 7대 핵심 전략 중 하나로 제시했다. 경북 구미의 소재·부품과 부산(전력반도체), 광주(첨단 패키징)를 잇는 특화 클러스터가 골자다. 구미가 이 벨트에 포함되긴 했으나, 아직 대규모 신규 투자 계획이나 국가 프로젝트가 가시화되지 않은 상태다.

상황은 추경호 대구시장 당선인에게도 부담이다. 추 당선인은 6·3 지방선거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반도체 팹 유치를 핵심 공약으로 내걸고 당선됐다. 그러나 정작 두 기업의 대규모 투자가 호남·충청권을 향하는 흐름이 굳어지면서 취임도 전에 시험대에 오른 형국이 됐다.

대구 경제계 한 인사는 "지금 진행되는 지방 분산 정책은 단순한 공장 이전이 아니라 국가 성장축을 다시 짜는 과정이다. 지역 정치권과 자치단체, 경제계가 미래 산업 유치 전략을 보다 구체화하지 못한다면 대구경북이 산업 지도 재편 과정에서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