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칼럼] 의대 입시 문호 넓어진 대구경북, 수시 역대 '최고' 경쟁률 예상

입력 2026-06-09 17:2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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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수도권 지역인재 선발 67% 돌파와 지역의사제 신설로 현역 로컬 학생 절대적 우위 확보

2027학년도 의과대학 신입생부터
2027학년도 의과대학 신입생부터 '지역의사제'가 도입된다. 지역의사제로 의대에 입학하면 정부로부터 등록금, 생활비 등을 모두 지원받고 졸업 후 10년간 해당 지역에서 의무 복무를 해야 한다. 사진은 2026년 1월 28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의대 입시 학원 모습. 연합뉴스

최근 고1, 2를 대상으로 한 대구경북 지역 고교 교육현장이 요동치고 있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발표한 대입 전형 시행계획에 따르면 오는 2028학년도 전국 39개 의과대학의 총 모집인원 3천599명 중 수시모집 선발 인원은 2천628명으로 전체의 73.0%를 차지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과거 의대 합격의 절대적 돌파구로 여겨졌던 정시모집 비율은 27.0%인 971명에 그쳐 과거 38.0%대를 상회하던 정시 비중이 10%포인트 이상 급감한 역대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특히 학생부종합전형이 전체 단일 전형 중 가장 높은 37.1%(1천336명)까지 치솟았고 학생부교과전형 역시 32.9%(1천183명)로 뒤를 이으면서, 단순 수능 표준점수 나열식 선발에서 벗어나 고교 3년간의 학교생활 기록과 내신 정성평가가 당락을 가르는 핵심 변수로 부상했다.

이 같은 구조적 변화는 대구 수성구 명문 고교들과 달서구, 북구 등 지역 일반고 학생들에게 전례 없는 기회로 작용할 전망이다. 비수도권 의대 전체 모집인원인 2천519명 가운데 무려 67.4%에 달하는 1천698명이 지역인재 전형으로 묶이면서 기존의 61%대 선발 기조를 완전히 넘어섰기 때문이다. 여기에 더해 2028학년도부터 본격 가동되는 지역의사제 물량이 전국적으로 610명에 달하며 대구경북권 대학들에 집중 배치된다. 거주지와 출신 고교 제한을 두는 광역권과 세부 진료권 분할 선발 방식으로 진행되는 이 전형은 졸업 후 로컬 내 의무 근무를 조건으로 하고 있어 수도권 초고득점 N수생들의 무분별한 지방 원정 지원을 원천 차단하는 방어막 역할을 하게 된다.

실제 대구경북 지역 거점 대학들의 세부 모집요강을 살펴보면 지역 학생 선발에 대한 집중도가 확연히 드러난다. 총 143명을 선발하는 경북대학교의 경우 지역인재 선발 비율을 69.9%인 100명까지 끌어올렸으며, 이 중 33명을 학생부종합전형 형태의 지역의사제로 선발한다.

경북대는 대구경북 광역권에 10명을 배정하고 구미시 7명, 경주시 6명, 포항시 5명, 안동·영주시 각 2명 등 진료권별로 인원을 촘촘하게 쪼개어 대구 일반고 학생들의 합격 확률을 대폭 높였다. 경북대 지역의사제는 1단계에서 서류 100%로 모집정원의 500%를 걸러낸 뒤 2단계에서 면접 평가 30%를 반영하며 수능 최저학력기준은 수학을 포함한 3개 영역 등급 합 5 이내로 설정됐다.

총 95명을 모집하는 계명대학교 역시 65.3%인 62명을 지역인재로 채우며 학생부교과(광역권 6명)와 학생부종합(진료권 13명)을 동시 가동한다. 계명대 교과 지역의사는 수능 최저 기준이 3개 합 4로 높게 형성된 반면 종합 전형은 3개 합 5로 낮아 내신과 서류가 탄탄한 지역 고3 학생들의 전략적 공략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영남대학교 또한 전체 92명 중 64.1%인 59명을 지역인재로 뽑으며 대구가톨릭대학교는 56명 중 67.9%에 달하는 38명을 지역 전형에 할당해 학생부교과 광역권 3개 합 4, 학생부종합 진료권 3개 합 5의 수능 최저를 요구한다. 경주에 위치한 동국대학교 와이즈캠퍼스도 55명 중 60%인 33명을 지역인재로 묶고 진료권별로 1명씩 의무 배치하는 등 지역 밀착형 선발을 고착화했다.

바뀐 입시 지형을 바라보는 교육 수요자들의 셈법도 분주해졌다. 지역 고교생들 사이에서는 "정시 문턱이 20%대로 좁아지고 학생부종합전형 비중이 37%를 넘어가다 보니 이제는 수능 한판 승부보다 매 학기 중간·기말고사와 과목별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 관리가 곧 의대 프리패스권이 된 것 같다. 대구 지역 고교 출신들만 경쟁하는 지역의사제나 70%에 육박하는 지역인재 전형을 노린다면 굳이 재수를 선택하지 않고도 수시에서 승부를 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학부모들 사이에서도 "과거에는 수능 만점에 가까운 점수를 받아야만 의대 구경이라도 하는 줄 알았는데 수시 선발이 73%까지 확대되었다는 통계를 보니 내신과 비교과 활동의 정성평가 대비가 최우선이라는 확신이 든다. 특히 경북대나 계명대처럼 대구경북권 학생들만 진입할 수 있는 로컬 전형이 세분화되어 있어 수도권 상위권 학생들과의 정면충돌을 피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심리적 안정감을 주기도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분위기다.

이 같은 영남권 의대 중심의 역대급 수시 확대 기조는 인근 부산·울산 지역까지 연쇄적으로 이어지며 비수도권 의대 입시의 판도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부산대학교가 지역의사제 학생부종합전형으로만 38명을 대거 흡수하고 동아대학교는 지역인재 선발 비율을 무려 85.7%까지 격상시켜 전국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울산대학교는 면접 반영 비율을 50%까지 확대해 인성 검증을 강화하는 추세다. 교육계 전문가들은 의과대학 정원 변화와 맞물린 이번 2028학년도 전형이 대구 영남권 학생들에게 단군 이래 가장 유리한 구도를 제공하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수능 최저학력기준 충족을 위한 전략적 수능 공부를 병행하되 3학년 2학기까지의 철저한 내신 등급 확보와 학교 수업 내 발표 및 탐구 보고서를 통한 학생부 세특 기록 고도화만이 67%의 지역인재 문턱을 넘는 가장 확실한 열쇠라는 분석이다.

윤경민 크라스에듀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