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예술 뒤에는 지역 기업의 든든한 후원이 있었네

입력 2026-06-08 14:01:11
로봇
mWiz 이 기사 포인트

대구문화예술아카이브 열린수장고
'그 무대, 그 광고-예술을 지킨 동행' 전시
해방 이후 공연 팸플릿·잡지 광고 속
예술 후원 기업·지역민 발자취 조명

대구문화예술아카이브 열린수장고 기획 전시대에 자료들이 전시돼있다. 대구시 제공
대구문화예술아카이브 열린수장고 기획 전시대에 자료들이 전시돼있다. 대구시 제공
대구오페라단 제8회 공연 팸플릿 광고 지면. 1980년대까지 대구에서 열린 음악회, 오페라 팸플릿 광고에는 피아노사 광고가 어김없이 등장했다. 지금은 악기를 사고 수리하려면 서울로 가야할 정도로 대구의 악기사, 피아노사가 많이 사라진 상황과 대조적이다. 대구시 제공
대구오페라단 제8회 공연 팸플릿 광고 지면. 1980년대까지 대구에서 열린 음악회, 오페라 팸플릿 광고에는 피아노사 광고가 어김없이 등장했다. 지금은 악기를 사고 수리하려면 서울로 가야할 정도로 대구의 악기사, 피아노사가 많이 사라진 상황과 대조적이다. 대구시 제공
대구문화예술아카이브 열린수장고에 전시된 자료. 대구시 제공
대구문화예술아카이브 열린수장고에 전시된 자료. 대구시 제공

대구예술발전소 3층에 위치한 대구문화예술아카이브 열린수장고에서 '그 무대, 그 광고-예술을 지킨 동행' 전시가 열리고 있다.

연극·무용·오페라·음악 등 공연 팸플릿과 잡지 속 광고를 통해 지역 공연예술의 성장 과정과 예술을 후원해 온 지역민·기업의 발자취를 조명하는 전시다. 크고 작은 광고의 문장과 이미지, 상호 속에서 사회 생활상과 가치관, 지역 문화 생태계를 발견할 수 있다.

시대 분위기와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광고 문구도 흥미롭다. 해방 이후 최초의 동인지 '죽순' 7집(1948년 1월) 광고 지면에는 '조국 재건은 나의 힘으로서'라는 문구가 반복적으로 등장해 해방 이후 사회 분위기를 짐작하게 한다. 또한 1953년 공연 팸플릿에 등장한 '꽃다발 사절합니다' 문구는 새로운 공연 관람 문화가 자리 잡기 시작했음을 보여준다.

광고업체의 전화번호 자릿수 변화도 살펴볼 수 있다. 일제강점기에 국번없이 세 자리에서, 해방 후 네 자리가 나타났다. 1970년대와 1980년대 중반의 국번은 한 자리에서 두 자리로 바뀐다. 1990년대 공연 팸플릿에는 대학가 미용실의 커트 가격이 1천원으로 표기돼 있어 당시 생활 물가를 짐작하게 한다.

열린수장고 합창 코너. 자료를 통해 고려예식장, 한일미유 등 지역의 기업들이 당시 사업장을 대구 합창단 연습실로 내주기도 했음을 알 수 있다. 대구시 제공
열린수장고 합창 코너. 자료를 통해 고려예식장, 한일미유 등 지역의 기업들이 당시 사업장을 대구 합창단 연습실로 내주기도 했음을 알 수 있다. 대구시 제공
대구문화예술아카이브 열린수장고에 전시된 자료. 대구시 제공
대구문화예술아카이브 열린수장고에 전시된 자료. 대구시 제공

광고를 통해 지역 기업의 변화도 확인할 수 있다. 1970년대 말 지역 유통업체였던 대구백화점과 동아백화점은 자체 신용카드 광고를 통해 고객 확보에 나섰으며, 이후 백화점 내 소극장을 운영하며 문화예술 친화 기업으로서의 이미지를 구축해 갔다.

또 대구은행, 대구백화점, 화성산업 등 대구 지역 기반 기업들의 광고에서는 기업 로고의 변화와 함께 기업이 추구했던 가치와 지역 사회와의 관계를 읽어낼 수 있다.

공연예술 생태계를 구성했던 지역 네트워크의 흔적도 살펴볼 수 있다. 지역 예술 교육이 활성화되던 시기에는 수많은 악기사와 피아노사, 무용학원 등이 공연 팸플릿 광고에 참여했으며, 한국전쟁기 교육 수도로 기능했던 대구에서는 출판사와 서점 광고도 활발하게 등장했다.

이외에 실물로 전시하기 어려운 광고 자료는 시대별·기업별로 구성한 영상으로 만나볼 수 있다.

황보란 대구시 문화체육국장은 "지역에서는 오랜 세월 공연예술 현장을 후원하며 지속가능한 성장과 발전을 뒷받침해 온 후원인들이 있었다"며 "다방과 서점, 피아노사와 양복점, 대학가의 복사집과 호프집, 지역을 기반으로 성장한 기업들이 저마다의 방식으로 예술의 곁을 지켜왔다. 전시를 통해 문화예술 후원이 지역 문화 발전에 어떠한 의미를 지녀왔는지 되새기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