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100만대 시대에도 충전 갈등 여전…대중화 발목

입력 2026-06-09 16:11:26 수정 2026-06-09 18:2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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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고 절차 까다롭고 단속 기준도 혼선

서울의 한 전기차 충전소에서 전기차량이 충전을 하고 있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전기차 누적 등록 대수가 100만대를 넘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서울의 한 전기차 충전소에서 전기차량이 충전을 하고 있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전기차 누적 등록 대수가 100만대를 넘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전기차 누적 등록 대수 100만대 시대가 열렸지만 대중화의 길목에는 여전히 충전 인프라라는 과제가 남아 있다. 고유가와 보조금 효과로 전기차 수요는 빠르게 살아나고 있지만 충전망 관리가 뒤따르지 못하면 소비자 불편이 다시 시장 확산의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환경친화적 자동차의 개발 및 보급 촉진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전기차 충전 구역에 내연기관 차량이 주차하거나 완속충전기 구역에서 14시간 이상 충전할 경우 1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전기차 충전 방해 행위는 과태료 부과 대상이며 안전신문고 앱을 통해 직접 신고할 수 있다.

문제는 신고 요건이 까다로운 탓에 충전 방해 행위를 목격하고도 실제 신고까지 이어지기 어렵다는 점이다. 신고자는 안전신문고 앱을 통해 동일한 위치와 구도에서 차량 번호판과 충전시설이 명확히 보이도록 사진을 촬영해야 한다. 일반 차량의 충전구역 주차 등은 최소 1분 이상의 간격을 두고 2장 이상 촬영해야 하고 완속충전 14시간 초과 건은 최초 촬영 후 일정 시간이 지난 사진과 14시간 이후 사진 등 시간대별 증빙이 필요하다.

전기차가 충전하지 않고 주차해도 14시간 이내라면 충전 방해 행위로 보기 어려운 점도 민원 발생의 원인으로 꼽힌다. 전기차 이용자들은 "현실적으로 매번 시간을 맞춰 증명하기 어렵다"며 "규정을 지키는 사람만 충전 시간에 맞춰 차를 빼야 하고 장시간 방치 차량은 그대로 있는 경우가 많다"고 입을 모았다.

대구 각 구·군에도 비슷한 민원이 반복적으로 접수되고 있다. 현장 담당자들은 과태료 처분을 받은 운전자가 "전기차 충전구역인 줄 몰랐다"고 항의하거나 신고자가 "왜 수용되지 않았느냐"고 되묻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전했다. 대구 한 구청 관계자는 "전기차 충전구역 위반 신고가 해마다 늘고 있다"며 "사진을 1장만 제출하거나 일반 카메라로 찍은 사진을 첨부한 경우에는 요건을 충족하지 않아 수용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충전 인프라 정책도 경제성 관점에서 재설계해야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충전기 설치 자체보다 충전 사업자가 실제 이용 실적을 바탕으로 수익을 낼 수 있는 구조가 만들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길거리에서 주유소 대신 전기 충전소가 전기에너지를 팔아 수익을 내는 모델이 시작돼야 전기차 대중화가 성공할 수 있다"며 "충전기 설치 보조금보다 실제 충전을 많이 시킨 사업자에게 인센티브를 주는 방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