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측 이의제기 사실상 외면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본투표일인 지난 3일 서울 일부 지역 투표소에서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발생해 일부 유권자들이 장시간 대기하거나 투표를 표기한 상황과 관련, 이것이 선거 연기나 재선거 사유는 아니라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판단이 나왔다. 아울러 선관위는 현재 진행 중인 서울시장 선거 개표 중단 역시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선관위는 4일 오전 3시55분쯤 이 같은 입장을 발표했다. 선관위는 이날 자정 노태악 중앙선관위원장 주재로 긴급위원회를 열고 관련 대응 방안을 논의해왔다.
앞서 이날 오후 서울 동남권 일대에서는 투표용지 부족으로 유권자들의 투표가 지연되는 상황이 벌어졌다. 선관위 설명에 따르면 이날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겪은 투표소는 송파구 12곳, 강남구 1곳, 광진구 1곳으로 총 14곳이다.
오후 6시까지 투표소를 찾았던 이곳 유권자들은 대기표를 받고 한참을 기다린 뒤에야 투표에 참여할 수 있었다. 투표를 포기하고 돌아가는 유권자도 종종 목격됐다.
선관위는 오후 6시 40분까지 대부분의 투표소 운영이 마무리됐다고 해명했지만, 잠실 7동 제2 투표소 등은 오후 10시까지 연장 투표가 실시됐다. 투표용지 부족 사태와 수시간의 연장 투표는 모두 사상 초유의 상황이다.
해당 투표소는 투표 종료 6시간이 경과한 4일 새벽까지도 절차적 하자를 지적하는 시위대 수백명에 둘러싸여 투표함 반출이 어려운 상태에 놓여있다.
이와 관련 선관위는 "지난 3일 일부 투표소에서 투표용지가 부족해 해당 투표소에 방문한 국민 여러분의 참정권 행사에 많은 혼란과 불편을 드려 깊이 사과드린다"며 "투표소를 방문하신 유권자에게 큰 실망과 염려를 끼쳐 드리게 돼 크나큰 책임을 통감한다"고 재차 사과했다.
그러면서도 선관위는 "이번 사안은 공직선거법에 따른 선거의 연기나 재선거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면서 "따라서 현재 진행되는 개표를 중단하는 것은 불가하다"고 발표했다.
이어 "해당 투표소에서 투표한 유권자의 의사를 확인할 수 있도록 투표함은 개표소로 이송되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선관위는 "개표가 종료되면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즉시 이번 사안에 대한 진상 규명 및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가능한 최선의 노력을 다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선관위는 잠실 7동 제2투표소의 투표함 반출을 위해 경찰에 협조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경찰은 오전 0시 30분쯤 기동대 인력 수십명을 투표소 인근에 배치했으나, 아직까지 별다른 물리적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다.
선관위 관계자는 "해당 투표소의 투표함은 다른 투표함의 개표가 완료될 때까지 이송을 강행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장동혁 국민의힘 상임선거대책위원장(당대표) 등 지도부는 전날 오후 10시 30분쯤 경기 과천의 중앙선관위 청사를 찾아 선관위 관계자들에게 개표 중단·재선거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당시 허철훈 중앙선관위 사무총장을 만난 지도부는 "투표용지 부족은 독일, 미국 판례에 비춰봐도 당연히 선거 무효 사유"라고 따졌다.
장 위원장은 "개표방송 이후 투표한 분들은 이미 개표방송에 영향을 받았을 것"이라며 "이것(투표용지 부족)이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전혀 가늠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미 선거 자체가 심각하게 오염됐기 때문에 재선거를 실시해야 하는 사안"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장 위원장은 허 사무총장에 이어 노 위원장과도 직접 대화를 나눴지만, 결국 개표 중단이나 재선거 등의 조치를 당장 이끌어내는 것에는 실패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