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족들, 회사 안전관리 체계 강하게 비판…"지난번과 달라진 게 없다"
손재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 "유가족 슬픔 덜어드리도록 최선"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사업장 폭발 사고로 가족을 잃은 유족들이 3일 회사 측과 만나 사고 경위 규명과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강하게 촉구했다. 이날 사고 희생자들의 신원 확인 절차도 마무리되면서 시신이 유가족에게 인도됐다.
유족들은 이날 대전 유성선병원 장례식장을 찾은 손재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를 만나 사고 책임과 향후 대책에 대해 집중적으로 문제를 제기했다.
면담 과정에서 일부 유족들은 회사 측의 안전관리 체계를 강하게 비판했다. 한 유족은 "당신들이 얘기하는 관성과 타성에 의해 지옥불로 집어넣은 거 아니냐"고 항의했으며, 또 다른 유족은 2018년과 2019년 발생했던 사업장 사고를 언급하며 "지난번하고 달라진 게 없다"고 지적했다. 당시 두 차례 사고로도 총 8명이 목숨을 잃었다.
손 대표는 유족들과 면담을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나 "죄송하다. 사고 수습에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유가족분들의 큰 슬픔을 어찌 헤아리겠나만은, 유가족의 슬픔을 조금이라도 덜어드리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날 오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DNA 감정 결과를 토대로 사망자 5명의 신원을 모두 확인했다. 이후 희생자들의 시신은 유가족에게 인도됐으며, 충남대병원에 안치돼 있던 시신 2구도 유성선병원으로 옮겨졌다.
현재 유족들과 회사 측은 빈소 운영과 장지 선정, 합동분향소 설치 여부 등 장례 절차를 협의 중이다. 다만 이날 현재까지 빈소는 마련되지 않은 상태다.
일부 유족들은 희생자들이 폭발 당시 작업을 수행하던 중 사고를 당한 것인지, 또는 대피 과정에서 변을 당한 것인지 등 구체적인 사망 경위를 확인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번 사고는 지난 1일 오전 10시 59분 대전광역시 유성구 외삼동에 위치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사업장 56동 세척공실에서 발생했다. 원인이 확인되지 않은 폭발로 근로자 5명이 숨졌고, 2명이 다쳤다.
희생자들은 로켓 고체연료 추진체 제작에 사용되는 장비와 공구를 세척하는 업무를 담당하던 작업자들로 파악됐다. 사망자 가운데 2명은 올해 2월 입사한 20대 계약직 직원이었으며, 나머지 3명은 20년 이상 현장에서 근무한 숙련 노동자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부상자 2명 가운데 1명은 전신 화상을 입어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으며, 다른 1명은 비교적 경미한 화상을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사고 원인 규명에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폭발이 발생한 작업 공간에 폐쇄회로(CC)TV가 설치돼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앞서 가재웅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사업장장은 전날 진행된 브리핑에서 "타성과 관성에 젖어 수십 년 된 기존의 작업 방식을 버리지 못했던 게 사고의 원인이 된 것 같다"고 밝히며 사과의 뜻을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