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매 시장 침체 속 ㎡당 평균 904만원, 10년 전보다 188% 급등
공사비 고공행진에 미분양 감소까지, 추가 상승 압박 더 커져
대구 부동산시장 침체가 장기화하는 가운데도 신규 아파트 분양가는 1년 새 54%나 뛰어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치솟는 건설 공사비에 향후 공급 부족 우려까지 겹치면서 수요자들 사이에서 "지금이 가장 싸다"는 인식도 번지고 있다.
7일 한국부동산원 부동산통계정보 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4월 기준 대구 아파트 평균 분양가는 ㎡당 904만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4월(586만원)과 비교하면 54.4% 상승한 수치다. 10년 전인 2016년 4월 ㎡당 313만원 수준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188.9%나 폭등했다.
분양가 급등 배경에는 건설 공사비 상승이 자리하고 있다. 과거 아파트 개발 붐이 일면서 지역 땅값이 크게 오른 데다, 부동산 침체기 이후에도 원자재 가격과 인건비 등 물가가 계속 뛰면서 공사비 압박이 가중되고 있다. 국가통계포털(KOSIS)의 건설공사비지수 자료를 보면 올해 4월 건설공사비지수는 136.88로 1년 전(131.06)에 비해 4.44% 올랐다.
이런 상황에서 건설사들은 초기 분양가를 낮추기보다 높은 가격을 고수한 채 사후 계약 조건을 완화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최근 분양에 나선 대구 중구 한 주상복합 단지의 전용면적 84㎡ 분양가는 7억7천만원 선으로 3.3㎡당 2천200만원에 달했다. 시공사 측은 계약금 5% 조건, 선시공 후분양에 따른 빠른 입주, 초역세권 입지, 발코니 확장 포함 등 프리미엄 프로모션을 앞세워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앞서 2024년 7억원대로 분양에 나섰다가 고분양가 논란을 빚었던 서구 한 아파트 단지도 25% 할인에 발코니 확장, 유상 옵션 제공 등 각종 혜택을 내걸고 아직 분양을 이어가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흐름이 고착화할 것이라는 시각이 많다. 한 관계자는 "골프 연습장, 피트니스 등 커뮤니티 시설이 필수 요소로 자리 잡으면서 분양가가 크게 오르고 있다"며 "높은 출고가를 책정한 뒤 대대적인 할인 판매를 적용하는 수입차 시장의 전략과 유사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높은 가격 책정은 시장 왜곡을 야기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우려했다.
전문가들은 4월 기준 4천820가구에 달하는 대구 미분양 물량이 점진적으로 줄고 있어 향후 분양가 상승 압박이 더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선분양 단지는 금융권의 엄격해진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 기준과 '분양률 80% 달성 시 중도금 대출 가능' 조건에 가로막혀 신규 분양 시기를 최대한 미루는 분위기다. 미분양이 줄고 신규 공급이 부족해질 경우 건설사들이 누적된 금융 비용과 원자재 가격 부담을 이유로 분양가를 더 끌어올릴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송원배 빌사부 대표는 "물가 상승과 화폐 가치 하락으로 분양가 상승은 불가피한 흐름"이라며 "원자재 가격 상승세가 꺾이지 않는 한 '오늘 분양하는 아파트가 가장 싸다'는 인식이 도심 유망 단지를 중심으로 퍼지면서 분양가 상승 압박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