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코앞인데도 정치테마주 대부분 하락세
삼성전자·SK하이닉스 신고가에 개미들 관심 이동
6·3 지방선거가 코앞으로 다가왔지만 정치테마주의 존재감은 눈에 띄게 약해졌다. 과거 선거철마다 반복됐던 '묻지마 급등' 대신 투자자들의 관심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인공지능(AI) 반도체 대형주로 쏠리면서 정치 이벤트의 영향력도 예전만 못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정치테마주 전반이 약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오브젠 등 일부 종목을 제외하면 에스제이그룹과 진양산업, 진양화학, 비큐AI 등 주요 정치테마주 대부분이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실제 지난 5거래일 동안 주요 정치테마주들의 수익률도 부진했다.
정원오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관련주로 거론된 에스제이그룹은 지난 5거래일 동안 20.37% 하락했다. 같은 기간 대주산업은 11.63%, 시립대 동문 인맥으로 묶인 하이딥은 14.90% 내렸다.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관련주로 분류되는 진양산업도 같은 기간 9.93% 하락했고 진양화학은 13.22% 떨어졌다. KPX홀딩스 부회장이 오 후보와 고려대 동문이라는 이유로 대표적인 정치테마주로 꼽혀왔다.
정치테마주 약세는 서울시장 후보 관련주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부산 북갑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 출마한 하정우 더불어민주당 후보 관련주로 거론되는 비큐AI는 지난 5거래일 동안 28.02% 하락했다. 반면 네이버 AI 전문가 출신이라는 이력과 연결된 오브젠은 23.87% 상승했다. 과거처럼 정치 이벤트만으로 관련 종목 전반에 매수세가 확산되는 모습은 나타나지 않았다.
무소속 한동훈 후보 관련주로 분류되는 덕성우는 지난 5거래일 동안 0.49% 하락했다.
남길남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정치테마주는 기본적으로 개인투자자 중심의 코스닥 시장에서 나타나는 현상"이라며 "기관과 외국인 비중이 높은 대형주 시장에서는 동문이나 인맥 같은 이유만으로 주가가 움직이는 경우가 거의 없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투자자들의 관심이 정치 이슈보다 AI와 반도체 등 주도 업종으로 이동한 영향이 크다고 보고 있다.
최근 국내 증시는 AI 반도체 관련주가 상승세를 주도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AI 반도체 수요 확대 기대 속에 신고가 흐름을 이어가고 있으며 최근에는 두 종목의 일간 수익률을 2배로 추종하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까지 상장되며 투자자들의 관심도 집중되고 있다.
정치테마주가 주로 포진한 중소형주보다 실적 개선 기대가 높은 AI·반도체 관련 대형주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면서 정치 이벤트의 영향력이 과거보다 약해졌다는 분석이다.
투자자들의 학습효과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정치테마주는 종친회·동문·사외이사 이력 등 기업 가치와 무관한 연결고리만으로 급등락하는 경우가 많았다. 대부분 기관 참여가 적은 코스닥 중소형주여서 변동성이 크고 선거가 임박할수록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지는 패턴도 반복돼 왔다.
자본시장연구원이 16~19대 대통령 선거 당시 정치테마주 70개 종목을 분석한 결과 선거 직전 5거래일 누적비정상수익률(CAR)은 평균 -6.47%, 선거 직후 5거래일은 -7.70%를 기록했다. 선거가 가까워질수록 주가가 약세를 보였고 선거 이후에도 하락세가 이어졌다.
시장에서는 투자자들의 학습효과에 더해 금융당국의 감시 강화, AI 반도체 중심의 주도주 장세가 맞물리면서 정치테마주의 영향력이 과거보다 크게 약해졌다고 보고 있다.
남 연구위원은 "지금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같은 주도주가 강한 상승 흐름을 보이고 있고 실적이라는 근거도 명확하다"며 "정치테마주는 선거가 끝나면 관심이 사라지는 단기 이벤트인 반면 AI 반도체는 실적과 성장 기대가 이어지는 만큼 투자자들의 관심이 주도주로 이동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