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후 9개월 2.5㎏ 천사, 장기기증으로 3명 살리고 떠났다…

입력 2026-05-27 10:2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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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장, 소장, 간 기증으로 3명 살린 천사
"더 많이 안아줘야 했는데 뱃속에 있을 때보다 짧은 시간 살고 떠나…"

생후 9개월 된 장소민 양이 삶의 마지막 순간에 세명을 살리고 하늘의 별이 됐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생후 9개월 된 장소민 양이 삶의 마지막 순간에 세명을 살리고 하늘의 별이 됐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생후 9개월 된 아기가 마지막 순간 세 사람을 살리고 하늘의 별이 됐다. 채 돌도 지나지 못한 짧은 삶이었지만, 가족은 '어딘가에서 아이의 흔적이 살아 숨 쉬길 바란다'는 마음으로 눈물의 결단을 내렸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지난달 1일 삼성서울병원에서 생후 9개월 된 장소민 양이 신장과 소장, 간을 기증하면서 3명을 살렸다고 27일 밝혔다.

소민 양은 지난 4월 19일 갑작스럽게 열이 나기 시작했다. 가족은 단순 감기라고 여겼지만 상태는 빠르게 악화됐다. 병원으로 옮겨진 아이는 세균성 뇌수막염 진단을 받았고, 의료진의 필사적인 치료에도 끝내 의식을 되찾지 못한 채 뇌사 상태에 빠졌다.

차가운 병실에서 가족은 쉽지 않은 선택 앞에 섰다. 처음엔 차마 아이의 장기를 보내줄 수 없었다. 아직 온기가 남아 있는 작은 손과 얼굴을 바라보며 누구도 선뜻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하지만 '소민이가 완전히 사라지는 게 아니라, 누군가의 몸속에서 계속 살아가길 바란다'는 마음이 가족의 생각을 바꿨다. 결국 가족은 아이의 마지막 선물을 세상에 남기기로 했다.

소민 양의 삶은 짧고도 애틋했다. 지난해 7월 2.5㎏의 작은 몸으로 태어났고 9개월이 되어서도 몸무게가 7㎏에 머물렀다.

가족에게 남은 마지막 기억은 올해 봄 함께 떠났던 벚꽃길이다. 이달 떠나기로 했던 첫 가족여행은 끝내 지켜지지 못한 약속으로 남았다.

소민 양의 어머니 박모 씨는 "더 많이 안아줘야 했는데 뱃속에 있을 때보다 더 짧은 시간을 살고 떠난 게 가슴이 아프다"며 "누구의 딸이든 상관없으니 다음 생에는 부디 아프지 말고 건강하게만 자라줬으면 좋겠다"고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이삼열 한국장기조직기증원장은 "생후 9개월, 세상에 머문 시간은 짧았어도 소민 양이 남긴 나눔의 흔적은 세 가족의 삶을 바꿨다"며 "이 숭고한 결단이 더 많은 분께 생명나눔의 의미를 되새기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생후 9개월 된 장소민 양이 삶의 마지막 순간에 세명을 살리고 하늘의 별이 됐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생후 9개월 된 장소민 양이 삶의 마지막 순간에 세명을 살리고 하늘의 별이 됐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