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하는 곳' 넘어 '관리받는 곳'으로 진화하는 '집'

입력 2026-05-26 13:5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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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매니지먼트 플랫폼 '각광'

호텔 서비스를 도입하는 경산 중산지구 펜타힐즈W 조감도. 아이에스동서 제공
호텔 서비스를 도입하는 경산 중산지구 펜타힐즈W 조감도. 아이에스동서 제공

아파트가 단순한 주거 공간을 넘어 입주민의 일상과 삶의 질 전반을 관리하는 '라이프 매니지먼트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 맞벌이 가구 증가와 고소득 수요층 확대, 시간 효율을 중시하는 소비 문화가 확산되면서 직접 집을 관리하기보다 전문 서비스를 통해 '관리받는 주거'를 선호하는 수요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공급되는 신규 단지에서는 이러한 변화가 뚜렷하다. 고급 마감재나 외관 특화 수준을 넘어 호텔식 컨시어지와 발렛, 하우스키핑, 방문 세차, 조식, 예약 대행 등 다양한 생활 편의 서비스를 주거 공간 안으로 끌어들이는 경쟁이 본격화되는 모습이다. 업계에서는 이제 얼마나 화려한 집보다 얼마나 삶의 번거로움을 덜어주는 지가 새로운 주거 선택 기준이 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로 서비스 특화 단지는 시장에서도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인천 서구 '검암역 로열파크씨티 푸르지오'는 컨시어지와 삼식(三食) 서비스, 입주민 전용 의료 서비스 등을 제공하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이 단지 전용 84㎡는 지난 3월 6억8천만원에 거래돼 지난해 12월보다 4천만원 상승했다.

대구 수성구 '어나드 범어' 역시 컨시어지와 조식, 헬스케어 서비스 등을 앞세워 주목받고 있다. 전용 153㎡는 지난 3월 23억8천200만원에 거래되며 수천만원의 프리미엄이 형성됐다. 단지는 가정식 배송과 헬스케어, 비대면 진료, 문화·여가 예약 대행, 법무·세무 컨설팅 등 다양한 입주민 전용 서비스를 도입할 계획이다.

부동산 전문 리서치업체 리얼투데이 관계자는 "최근 주택 시장은 단순 공간 소유를 넘어 그 안에서 누리는 시간과 경험의 질을 거래하는 방향으로 재편되고 있다"며 "주거 케어 시스템 유무가 향후 아파트의 주거 가치와 자산 가치를 가르는 핵심 요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건설사들도 단순 시공을 넘어 서비스 플랫폼 기업과 협업하며 주거 서비스 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서울 하이엔드 아파트를 중심으로 시작된 이러한 흐름은 최근 지방 시장으로도 확산되는 추세다.

아이에스동서는 오는 6월 경북 경산시 중산지구에 공급하는 '펜타힐즈W'에 호텔식 조식과 컨시어지 비서 서비스, 24시간 헬스케어 서비스를 도입할 예정이다. 실내 수영장과 사우나, 피트니스센터, 필라테스 공간, 골프연습장 등 대규모 커뮤니티 시설도 함께 조성된다.

현대엔지니어링이 경남 양산시에 선보이는 '힐스테이트 양산더스카이' 역시 통합 주거 플랫폼 '마이 힐스'를 통해 비대면 진료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앞으로 주거 공간의 경쟁력이 단순 입지와 설계를 넘어 생활 서비스 수준에서 판가름 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