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현장체험학습 활성화 관건은 교사 부담 경감

입력 2026-05-25 0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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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여행, 소풍 등 현장체험학습은 교실에서 얻을 수 없는 배움과 공동체(共同體) 경험을 제공하는 교육 과정이다. 단순한 '행사'가 아니라 인성과 사회성을 기르는 살아 있는 교육이다. 그러나 체험학습은 급격히 위축되고 있다. 시·도별 격차도 크다.

교육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16개 시·도 초·중·고교의 수련회·수학여행 실시율은 평균 62.24%였다. 이런 가운데 지역별 차이는 극심하다. 대구는 99.78%로 가장 높았고, 제주(97.35%) 경남(94.55%)이 뒤를 이었다. 경기(29.75%) 인천(35.40%) 대전(36.63%)은 현저(顯著)히 낮았다. 학생들이 사는 지역에 따라 체험교육 기회가 크게 다른 현실은 바람직하지 않다.

현장체험학습이 위축된 가장 큰 원인은 교사들의 부담 증가다. 2022년 강원 속초 체험학습 사고로 인솔(引率) 교사가 형사처벌을 받은 사건은 교직 사회에 충격을 줬다. 안전사고 우려와 책임 부담이 교사들을 움츠러들게 했다. 여기에 복잡한 행정 업무와 과도한 학부모 민원까지 겹치면서 "차라리 가지 않는 것이 낫다"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그러나 체험학습을 포기하는 것은 학습권(學習權) 침해다.

체험학습 실시율이 높은 지역에는 공통점이 있다. 대구의 경우 초등학교와 중학교 실시율이 100%였다. 이는 교육청이 안전 인력 지원과 행정 지원을 강화한 영향이 컸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서울시교육청은 체험학습 프로그램 운영을 직접 지원하겠다고 발표했다. 핵심은 교사의 희생(犧牲)이 아니라, 안정적인 시스템이다. 교육 당국은 체험학습을 교사 개인의 책임에 맡겨서는 안 된다. 안전 요원 배치와 보험 강화, 계약 및 행정 업무 지원, 법률 지원 체계 마련 등 제도·행정적 뒷받침이 필요하다. 교육부가 추진 중인 '중과실(重過失)이 아닌 경우 교사 면책' 역시 실효성을 갖춰야 한다. 교육감 후보들은 '돈 뿌리기 공약'이 아니라, 교사들이 소신껏 교육활동을 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 데 집중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