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가 한때 미래 먹거리로 키웠던 물산업의 재평가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2015년 세계물포럼 개최 이후 국가물산업클러스터와 한국물기술인증원을 갖추며 물산업 기반을 다졌지만 최근 정책 우선순위에서 밀려나면서 확보한 인프라를 충분히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구 물산업 성장의 출발점은 2015년 세계물포럼이었다. 당시 대구 엑스코 전시회에는 39개국 294개 업체가 참여했다. 이후 달성군 대구국가산업단지 안에 국가물산업클러스터가 조성되며 물 기술의 연구개발, 실증, 인증, 사업화를 지원하는 기반이 마련됐다. 2019년 문을 연 클러스터는 전체 규모 65만㎡, 총 사업비 2천950억원 규모다.
같은 해 한국물기술인증원이 대구 물산업클러스터에 들어선 것도 전환점이었다. 인증원은 물 기술과 제품의 품질 및 성능 검증과 물기업 해외 진출 지원 기능을 맡고 있다. 클러스터의 실증 기능과 인증원의 인·검증 기능이 결합하면서 대구는 물기업이 기술을 검증하고 시장 진입을 준비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추게 됐다.
하지만 최근 대구시의 물산업 정책 기반은 약화됐다. 대구시에 따르면 물산업 관련 예산은 2022년 74억원에서 올해 34억원으로 줄었다. 권영진 전 시장 시절 '5+1 신산업'의 한 축이었던 물산업은 홍준표 시장 취임 이후 ABB, 로봇, 반도체, 미래모빌리티, 헬스케어 중심의 5대 신산업 재편 과정에서 빠졌다. 담당 조직도 경제부시장 산하에서 환경수자원국 소속으로 옮겨졌고 규모도 축소됐다.
반면 국제행사 유치 흐름은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엑스코에서 제11회 국제물협회 분리막기술 컨퍼런스가 열린 데 이어 오는 9월 제1회 국제여과컨퍼런스가 개최된다. 2028년에는 세계여과총회가 대구에서 열린다. 여과기술은 물뿐 아니라 반도체, 이차전지, 바이오, 의료 분야와도 연결된다.
추광호 경북대 환경공학과 교수는 "대구는 물산업 기반이 있고 국가물산업클러스터와 엑스코, 지역 대학, 관련 기업이 있다"며 "정책이 바뀔 때마다 방향이 급격하게 바뀌면 기업들이 안정감을 갖기 어려운 만큼 이미 갖춘 인프라를 지속적으로 활용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