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 조합원 직선제 수용…외부 감사위 신설엔 반대

입력 2026-05-21 15:4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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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동 회장, 21일 입장문서 5대 개혁 방안 공식화
당정 개혁안에 조건부 응답…선거공영제 도입 병행 촉구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이 21일 서울 중구 농협중앙회 본관에서 농업인 조합원과 국민께 드리는 글을 발표하고 있다. 2026.5.21. 농협중앙회 제공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이 21일 서울 중구 농협중앙회 본관에서 농업인 조합원과 국민께 드리는 글을 발표하고 있다. 2026.5.21. 농협중앙회 제공

농협중앙회가 그동안 반대해 온 조합원 직선제를 전격 수용하기로 했다. 다만 정부와 여당이 농협 개혁안에 담은 외부 감사위원회 신설에 대해서는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강호동 농협중앙회 회장은 21일 서울 중구 농협중앙회 본관에서 '농업인 조합원과 국민께 드리는 글'을 발표하고 조합원 직선제를 비롯한 5대 개혁 방안을 약속했다.

이번 입장 발표는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정부가 당정협의회를 통해 중앙회장 직선제 도입과 감사위 신설 등을 뼈대로 한 농협 개혁안을 마련한 데 따른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도 14일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농업 발전과 농민 삶의 질 향상에 앞장서는 진짜 농협이 되어달라"고 주문했다.

농협은 앞서 20일 공동 비상대책위원장과 비대위 위원, 범농협 임원 등 총 6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긴급 비대위를 열고 개혁 방향을 심도 있게 논의했다. 비대위에서는 신속히 입장을 밝혀야 한다는 의견과 내부 소통이 더 필요하다는 의견이 엇갈렸으나, 추가 논의를 거쳐 5가지 개혁 방안을 담은 입장문을 발표하게 됐다.

5대 개혁 방안의 핵심은 조합원 직선제 수용이다. 강 회장은 "보다 민주적이고 책임 있는 선거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인식을 같이하고 있다"며 "조합원 직선제는 열린 마음과 책임 있는 자세로 적극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지역 갈등과 농협의 정치화, 금권선거 부작용 등 반드시 풀어야 할 과제들이 있다"며 "과도한 선거비용 부담은 조합원 지원 재원 감소로 이어지는 만큼 선거공영제 도입 등 제도적 뒷받침이 절실하다"고 덧붙였다.

외부 감사위 신설에는 반대 입장을 명확히 했다. 강 회장은 "감사위 신설에 따른 중복 규제와 인력·운영비 증가 등으로 경영 전반의 자율성과 안정성이 저해될 우려가 있다"며 "내부 감사 기능을 철저히 보완하는 등 국민 눈높이에 맞는 실효적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했다. 학계·농민단체·이해관계자가 참여하는 공론화를 거쳐 정부·국회와 협의해 최적안을 도출할 계획이다.

농협은 아울러 농협개혁위가 권고한 13개 자체 혁신 과제를 속도감 있게 추진해 조합원과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변화를 만들겠다고 했다. 조합원 주권 강화를 위한 의사결정 참여 구조도 개선하기로 했다.

농정 대전환을 뒷받침하는 구체적인 사업 약속도 내놨다. 향후 5년간 생산적 금융 93조원, 포용적 금융 15조원 등 경제성장과 서민금융 지원에 나서고, 보급형 스마트팜 지원 목표를 기존 1천600개소에서 2천개소로 확대한다. 공공형 계절근로사업을 통해 외국인 근로자 1만5천 명과 임직원 자원봉사를 포함해 농촌 인력 260만 명을 공급해 일손 부족 문제에 대응할 방침이다.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서는 무이자자금 1조원과 50억원 예산을 편성하고, 전국 농축협 본지점 4천891개소와 농협은행 영업점 1천37개소 등 모두 5천928개소를 무더위 쉼터로 운영할 계획도 밝혔다.

강 회장은 "경제사업 활성화를 골자로 하는 운영 혁신안의 구체적 실행 방안과 로드맵을 마련해 농협이 스스로 변화하고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며 "'진짜 농협'으로 국민 여러분 곁에 서겠다"고 강조했다.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이 21일 서울 중구 농협중앙회 본관에서 농업인 조합원과 국민께 드리는 글을 발표하고 있다. 2026.5.21. 농협중앙회 제공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이 21일 서울 중구 농협중앙회 본관에서 농업인 조합원과 국민께 드리는 글을 발표하고 있다. 2026.5.21. 농협중앙회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