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 현장 데이터 모아 AI 경쟁력 만든다…팔피엠의 도전

입력 2026-05-20 13:5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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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품질·설비 정보 통합 관리하는 AX 플랫폼 구축
AI 챗봇·자동 리포트·이상징후 탐지까지 구현
"중소기업도 쉽게 쓰는 제조 AI 환경 만들어야"

전준룡 팔피엠 대표는 AI 시대 핵심 경쟁력을 데이터 수집 및 관리로 보고, 제조업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AX 플랫폼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정우태 기자
전준룡 팔피엠 대표는 AI 시대 핵심 경쟁력을 데이터 수집 및 관리로 보고, 제조업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AX 플랫폼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정우태 기자

인공지능(AI) 전환이 제조업 경쟁력의 핵심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하지만 정작 현장에서는 '무엇부터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반응이 대다수다. AI를 도입하려 해도 데이터 관리가 미숙하고, 생산·품질·설비 정보가 개별 시스템에 흩어져 있어 활용이 쉽지 않은 것. 특히 중소기업의 경우 비용 부담은 물론 전문 인력 부재로 AI 전환(AX)을 막연한 과제로 인식하고 있다.

대구의 스마트공정 시스템 전문기업 '팔피엠'은 제조 현장의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수집 및 가공하는 것은 물론, AI를 기반으로 제조 효율성을 높이는 기반을 만드는 데 집중하며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 AI 전환 경쟁력 결정하는 데이터

팔피엠은 기존 산업계에 널리 활용하는 ERP(전사적 자원 관리), MES(제조 실행 시스템) 등과 연계해 데이터를 통합 관리하는 AX 플랫폼 개발, 보급하고 있다.

전준룡 팔피엠 대표는 "AI가 중요한 시대지만, 결국 좋은 데이터가 있어야 제대로 활용할 수 있다"면서 "실제 제조 현장에는 이미 수많은 데이터가 존재하지만, 설비·품질·생산관리 시스템마다 개별 정보가 흩어져 있고 신뢰성 있는 형태로 관리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팔피엠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플랫폼을 개발하고 이를 중심으로 데이터를 수집해 분석 가능한 형태로 가공할 수 있도록 한다"고 했다.

팔피엠은 생산·품질·재고 관리부터 설비 예방보전, 제조 빅데이터 수집·정제, AI 기반 이상징후 탐지까지 제조 현장의 디지털 전환 과정을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한다. 컨설팅을 통해 고객사의 특성을 파악하고 이에 맞는 플랫폼을 개발·운영하는 체계를 확립하는 것. 더 나아가 AI 챗봇 기능과 자동 리포트 생성, 특정 조건 발생 시 알람·메일 발송 기능도 구현된다.

전 대표는 "현장을 관리하는 담당자가 직관적으로 다루기 쉬운 시스템을 구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생성된 리포트를 곧바로 다른 부서와 공유하거나, 위급한 상황을 인지해 보고를 받고 작업 지시까지 연결하는 방식이다. AI가 모든 것을 해결하는 것이 아니지만, 의미 있는 데이터를 신속하게 습득해 제공하면서 제조업 전반의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훌륭한 도구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중소 제조기업도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SaaS(서비스형 소프트웨어)를 제공하는 점도 차별화 요소로 꼽힌다. 현실적인 가격 진입 장벽도 낮췄다. 이에 대해 전 대표는 "표준화 된 구독형 시스템을 도입했다. 중소기업은 처음부터 맞춤복을 무리해서 장만하는 것보다 기성복을 입으며 더 잘 어울리는 스타일을 찾는 게 더 현실적"이라며 "AI 시대에는 데이터를 미리 축적한 기업이 경쟁력을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 대구로 돌아온 인재 "우리가 잘하는 일에 집중"

전준룡 대표는 서울에서 10년 가까이 IT 업계 직장생활을 하다 대구로 내려와 창업에 나섰다.

그는 당시를 떠올리며 "지역 제조업 현장의 솔루션 수준이 기대보다 낮았고, 더 좋은 시스템을 만들어 지역 기업에 기여하고 싶었다"면서 "일부 지방 시장은 실력만으로 성공하기 어렵다고 만류하는 이들도 있었지만 개발과 영업을 병행하며 내실을 다졌다. 창업 초기에는 자금난으로 타고 다니던 차량을 처분할 정도로 어려움을 겪었지만 여기서 포기하면 평생 후회할 것 같다는 생각으로 버텼다. 어려운 시기가 지나고 몇 해가 지나고 같은 차종을 다시 구매했다"고 했다.

AI 열풍이 본격화된 이후에도 전 대표의 접근은 달랐다. 글로벌 빅테크와 대기업이 AI 개발에 천문학적인 투자를 하고 있는 만큼 이를 적극 활용하고 기반을 확장한다는 전략을 수립했다.

그는 " 이미 시장에 등장한 AI를 현장에서 제대로 활용할 수 있도록 돕고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주는 게 우리들의 역할이라고 판단했다. 이미 데이터를 모으고 관리하는 데 강점이 있었고 변화에 맞춰 더 높은 수준의 플랫폼 구축하는 데 공을 들였다. '우리가 잘하는 것에 집중하자'는 판단이 오히려 AI 시대에 기회가 됐던 것 같다"고 말했다.

경영 철학 역시 안정성과 지속 가능성에 무게가 실려 있다. 전 대표는 "무리한 규모 확대보다 고객과 함께 성장하는 파트너를 목표로 삼고 있다. 실제 팔피엠은 급격한 외형 성장보다 기술 내실과 장기적인 고객 관계 구축에 집중해왔다. 직원들에게도 단순한 업무 지시보다 비전과 방향성을 공유하는 문화를 강조하고 있다. 기업의 경쟁력은 결국 뛰어난 인재가 만들어 간다"고 강조했다.